'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심화, 재건축 희소성 부각강남 3구 재건축 단지 신고가 속출… 주변 단지도 영향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 기대감 반영… 상승세 지속 전망
  •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이른바 '똘똘한 한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의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특단의 주택공급을 약속하면서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경남아파트(1차) 123㎡(이하 전용면적)은 지난 7일 26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개포주공7단지 53㎡ 역시 같은날 18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역대 최고가다.

    서초구와 송파구에서도 재건축단지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9차아파트는 지난 6일 75㎡가 25억6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동 신반포8차아파트는 12일 53㎡가 1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1일 같은 층, 같은 면적이 17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달새 9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송파구의 경우 지난 9일 잠실동 주공5단지(82㎡)가 24억81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신고가인 22억8100만원을 훌쩍 뛰어넘은 모습이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의 수요억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으로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압구정 등 일부 강남 지역의 경우 이미 입주 매물이 씨가 마른 상황이어서 호가 상승세도 가파르다"고 설명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라 나오면서 인근 아파트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현대슈퍼빌(185㎡)은 지난해 6월 20억원에 팔렸지만 지난 9일에는 같은 면적이 23억원에 거래됐다.

    같은동 서초푸르지오써밋 역시 지난해 11월 59㎡가 20억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2일에는 같은 면적이 21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두고 최근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방향을 공급 확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신년사에서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다"며 "특별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부동산 정책에 재건축 규제 완화와 관련한 내용이 담길 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진 모양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당장 향후 부동산정책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대통령이 혁신적인 방식의 주택공급을 언급한 만큼 기존의 공공재개발·재건축과는 다른 내용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여야 의원들도 저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어 강남 재건축 단지의 신고가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강남구 도곡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강남권 재건축 이슈가 맞물리면서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며 "강남권 재건축의 경우 수년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만큼 각 후보들이 관련 공약을 구체화하면서 주요 단지들의 가격도 당분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