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취임 이후 메리츠화재의 양적성장을 이끈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이 3월 정기주총에서 3연임이 유력하다. 지난해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올해는 손해율 안정화를 비롯한 질적성장에 방점을 찍는다는 계획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 김용범 부회장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2015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2017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지만, 메리츠화재 안팎에서는 김용범 부회장의 대표이사 3연임이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DB손해보험 김정남 부회장에 이어 보험업계 장수 CEO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김 부회장의 3연임은 실적이 뒷받침해준다.
메리츠화재는 오는 5일 실적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당기순이익 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2019년 부진했던 실적에 대한 기저효과와 코로나19 여파로 대외활동이 줄면서 자동차 및 실손 관련 손해율이 개선된 덕분으로 예상된다.
특히, 장기인보험 시장 공략이 두드러졌다.
장기인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3년 이상으로 상해·질병 등 사람의 신체와 생명에 대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암보험, 어린이보험, 치매보험, 치아보험, 실손보험 등이 포함된다.
장기인보험에서 5위권이던 메리츠화재는 김용범 부회장이 2017년부터 공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업계 1위 삼성화재를 분기 기준으로 처음 앞질렀다. 시장점유율도 삼성화재 20%에 이어 16% 수준으로 2위를 기록했다.
오는 2023년 IFRS17과 K-ICS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린 중장기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이외에도 비용절감과 조직 단순화, 초대형점포 구축, GA(독립법인대리점) 설계사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주면서 성과주의 제도를 도입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올해는 내부적으로 장기인보험 시장점유율 1위를 추진하겠지만,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즉, 그동안 강력하게 추진했던 양적성장의 무게중심을 질적성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김용범 부회장의 3연임을 전제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올해는 매출을 늘리면서도 손해율을 줄이는 방향으로 경영계획이 세워졌다”며 “수익성을 개선하는 쪽에 무게중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