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하지만 알고 보면 '모범생'누가 타더라도 걱정 없어옛 느낌의 실내, 부족한 가속 성능 아쉬워
  • ▲ 혼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뉴 CR-V’ ⓒ박상재 기자
    ▲ 혼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뉴 CR-V’ ⓒ박상재 기자
    “모난 곳 없는 주행 감각, 뛰어난 연료 효율”

    일본 수입 자동차 업체인 혼다가 하이브리드로 다시 한번 판매 확대에 나섰다. 바로 최초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뉴 CR-V’를 내놓은 것. SUV로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넓힌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지난 3일 전라남도 해남군에서 열린 시승 행사에서 뉴 CR-V를 직접 몰아봤다. 4770만원짜리 투어링 트림(세부 모델)을 타고 왕복 200㎞를 달렸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뉴 CR-V는 부드럽고 편안한, 기름을 덜 먹는 SUV였다. 눈에 확 띄지 않고 무난하지만 알고 보면 모범생 같은 느낌. 누가 타더라도 걱정이 없을 것만 같았다.

    뉴 CR-V는 평범한 몸에 단정한 외모를 갖췄다. 곧게 뻗은 캐릭터 라인과 정직한 비례율이 담백했다. 여기에 크롬 소재를 적당히 섞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 19인치 휠은 존재감이 뚜렷했다.

    이러한 특징은 실내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길게 뻗은 수평형 대시 보드에 장식을 달아 차분한 인상을 줬다. 이와 함께 디지털 계기판, 각종 주행 정보를 운전석 앞에 별도로 표시해 주는 전방시현장치(HUD),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 등이 있다.

    다만 곳곳에 갖다 댄 우드 트림은 과거 유행을 보는 듯했다. 차라리 하이그로시 재질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밖에 윗부분이 많이 누워 있는 운전대는 영 불편했다.
  • ▲ 혼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뉴 CR-V’ ⓒ박상재 기자
    ▲ 혼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뉴 CR-V’ ⓒ박상재 기자
    시동을 걸고 주행에 나서자 뉴 CR-V 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부드러운 주행 감각은 말 그대로 물 위를 미끄러지듯 차분했다. 시속 40㎞ 부근까지 전기 모터가 1710㎏의 차체를 부족함 없이 밀어붙인다.

    그 이상의 속도에선 엔진이 가동되는데, 개입 여부를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노면을 꽉 잡은 채 움직이는 4륜 구동의 강점은 기본이다. 혼다의 하이브리드 기술이 뛰어나다는 평가에 수긍이 갔다.

    뉴 CR-V는 차박(차+숙박)에도 적합해 보였다. 수납 기능을 극대화하고 버튼식 기어를 채택해 공간이 넉넉했다. 뒷좌석에 타자 머리 위 공간이 많이 남고, 넓은 개방감이 느껴졌다. 뒷좌석을 접는 경우 완전히 평평해지고 적재 공간은 1945L에 달한다.

    주로 도심 주행과 자녀의 통학, 장보기, 나들이 용도로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200㎞를 시승하는 동안 찍힌 연비는 L당 16.0㎞였다. 공인 복합 연비인 14.5㎞/L보다 월등히 높을 정도로 실제 연료 효율이 우수했다. 혼다가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는 2개의 전기 모터가 들어가 있다.

    아쉬운 건 가속 성능이다. 앞이 뚫려 있는 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세게 밟았다. 그러자 엔진이 숨을 헐떡이는 것이 느껴졌다. 큰 엔진 소리와 달리 속도계는 더뎠다. 시속 100㎞를 넘어선 ‘힘이 아쉽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다.

    뉴 CR-V는 전기 모터와 휘발유 엔진을 결합해 최고 출력 215마력을 낸다. 이 밖에 차선 유지와 추돌 경감 제동, 사각지대 감지, 앞차와의 간격을 자연스럽게 조절해 주는 정속 주행 및 저속 추종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 차의 판매 가격은 4510만~4770만원이다. 하지만 각종 혜택과 할인, 10년·거리 제한 없는 배터리 보증 기간 등이 적용되고 있다. 신경을 쏟지 않고 편안한 주행을 느끼고 싶은 가족 단위 소비자에게 적합할 듯하다.
  • ▲ 혼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뉴 CR-V’ ⓒ박상재 기자
    ▲ 혼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뉴 CR-V’ ⓒ박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