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연속 상승세日 불매 운동 수요 잡아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덩달아 부진
  • ▲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 내놓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뉴 GLA와 뉴 GLB ⓒ뉴데일리DB
    ▲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 내놓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뉴 GLA와 뉴 GLB ⓒ뉴데일리DB
    호황을 누리고 있는 수입 자동차 시장에서 독일산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일본 불매 운동이 이어지면서 그 자리를 빠르게 꿰차고 있다. 신차 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까지 더해져 시장 점유율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는 2만2321대 팔렸다. 이 중 독일 업체는 1만5854대로 시장 점유율이 71.0%를 돌파했다. 이들의 지난해 같은 달 점유율은 61.3%였다.

    연간으로 보면 약진은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점유율 67.7%를 기록했는데,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6년 61.2%를 기록한 뒤 2017년 56.7%, 2018년 58.8%, 2019년 60.0% 등 상승세를 보여왔다.

    업계는 일본 불매 운동에 따른 수입차 수요를 가져온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5년 사이에 일본 업체의 점유율은 15.7%에서 7.4%로 낮아졌다. 특히 1년 만에 10.0% 선이 무너지고 반 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프랑스, 영국 업체도 덩달아 부진했다.

    그 사이 6년 연속 판매 1위를 노리는 메르세데스벤츠는 신차 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기차를 포함해 총 9종의 출시를 예고했다. 이르면 다음 달에는 최상위 세단 신형 S클래스의 판매에 돌입한다.

    바짝 뒤를 쫓고 있는 BMW의 경우 신형 4시리즈를 내놨고 고성능 브랜드 ‘M’을 강화하는 등 선두 탈환 의지를 내비쳤다. 오는 2023년까지 총 600억원을 투자해 경기 평택시 물류센터를 확장, 출고 시간을 앞당기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스포츠카 R8에 신형 파사트 및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티록으로 2030세대 수요 잡기에 들어갔다. 배출가스를 조작한 ‘디젤 게이트’ 논란을 일으킨 뒤 시장에 복귀, 1만 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단시간에 안착했다.

    정반대로 토요타와 렉서스는 성공의 가늠자인 1만 대 클럽에서 미끄러졌다. 혼다는 실적이 2011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설상가상 닛산은 법인 철수를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업체가 주춤하는 사이 독일 업체가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 전략으로 틈새를 파고들었다”며 “마땅한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술과 독일이란 나라가 주는 이미지, 단단함, 안정감 같은 수식어 덕에 꾸준한 사랑을 받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업체 딜러사 관계자는 “현금 할인에 액세서리, 엔진 오일 평생 무상교환 등 혜택을 내놔도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27만4859대로 사상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기존 최다 기록인 2018년의 26만705대를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2019년(24만4780대)보다도 12.3%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