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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이동하면 기기값 0원입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일부 판매점에서 '공짜폰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설을 앞두고 공시지원금을 잇따라 상향하면서 불법보조금을 더한 허위·과장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일 저녁 설을 앞두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른바 '성지'로 불리는 휴대폰 판매점을 찾았다. 건물 1층 좁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직원에게 "인터넷 카페에서 보고 왔다"고 말하니 어떤 물건을 찾느냐고 물어봤다.
갤럭시 시리즈에 대해 문의하자 직원은 갤럭시 S20의 경우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하면 기기값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구매를 부추겼다.
24개월 약정 기준으로 고액의 요금제를 선택하면 KT에서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 시 기기값은 공짜라는 설명이다. 단, 고가 요금제 최소 6개월 유지와 부가서비스 3개월 사용 등의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
판매점 직원은 "저희가 좋다는 말씀은 많이 안드리는데, 이건 아주 좋다"면서 "24개월 약정에 고액 요금제 6개월 유지 조건은 전국 어디든 똑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시된 5G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0 출고가는 현재 114만 4000원까지 떨어졌다. 공시지원금 65만원에 유통채널이 추가로 제공할 수 있는 판매점 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을 더해도 불법보조금은 39만원에 달한다.
'공짜폰'을 내세우는 허위·과장광고는 설 명절을 앞두고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통3사가 공시지원금 경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자 일선 판매점도 여기에 불법보조금을 더해 고객잡기에 나선 것이다.
통상 공시지원금이 올라가면 불법보조금은 낮아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최근 추세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불필요한 장기할부와 24개월 이후 제품 반납 시 출고가의 50%를 지원한다는 등의 판매조건을 붙인 '공짜폰'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가격이 내려가면서 불법보조금을 더한 '공짜폰' 마케팅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사기성 제의들이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출시된 '갤럭시S21'도 일부 판매점에서 10만원대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S21은 출고가는 99만 9900원으로 국내 출시된 5G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 가장 저렴하다.
이통사가 지원하는 공시지원금 50만원에 유통채널이 추가로 제공할 수 있는 판매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을 합쳐도 40만원 초반대지만, 30만원의 불법보조금이 추가로 더해져 10만원대 가격에 구매가 가능했다.
강변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의 한 판매자는 "S21은 잘만 하면 20만원 아래로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면서 "LG유플러스랑 KT 기기는 다 나가서 없다. 설 연휴를 앞두고 물량이 전부 바닥났다"고 털어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설 연휴 기간 동안 일부 판매점에서 행해지는 허위·과장광고와 불법보조금 지급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고낙준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담당관은 "연휴 기간 시장을 점검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사업자들에게 불법보조금을 자제하도록 하고, 허위·과장광고에 대해서도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