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최대 1억 내려 재입찰 도전매수 관망세 짙어져…가격만 비싼 보류지 메리트無
  • ▲ 서울 아파트 전경. ⓒ 연합뉴스
    ▲ 서울 아파트 전경. ⓒ 연합뉴스
    지난해 정부 부동산 규제로 각광받던 신축 아파트 보류지 매각 시장에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새해 들어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부동산업계에 고덕주공 7단지 조합은 서울 강동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보류지 5가구 재입찰을 진행한다. 지난 1월 처음으로 공개 경쟁 입찰을 진행했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에 조합은 재입찰과 함께 입찰기준가격을 최대 1억원 가량 조정했다. 보류지 매각 대상인 전용 59㎡ 최소 입찰가격을 직전 금액인 12억5000만원에서 12억원으로, 전용 84㎡와 전용 122㎡ 가격도 각각 15억원, 21억원에서 14억5000만원, 20억원으로 낮췄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전용59㎡가 지난달 13억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최저입찰가는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보류지 매물 5가구 모두 저층(2층)이고,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것이 변수다.

    정부의 2·4 공급대책 발표 이후 거래절벽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고 대출 규제도 지속되다보니 피로감에 시장이 주춤해졌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서울부동산광장 자료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641건으로 전월대비 38% 가량 줄었다. 작년 연말까지 7500건에 달하던 거래 건수는 새해 들어 규모가 감소했다.

    신축아파트 선호 현상은 강하지만 집값이 너무 올랐고, 대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전세값마저 보합세를 유지하다보니 갭투자로 접근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강동구 전세가격은 전주(0.12)대비 5%포인트 하락한 0.07%를 기록했다. 

    게다가 보류지 입찰은 중도금이나 주택담보대출도 받을 수 없다보니 거래가 뜸한 것으로 파악된다.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시세와 비슷하거나 낮은 가격으로 새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잔금을 최대 계약체결 후 60일 이내 납부해야하고, 중도금 혹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만약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전용59㎡를 최저입찰가(12억원)에 낙찰 받으면, 계약금 1억원 외 11억원을 오는 5월까지 현금으로 납부해야하는 셈이다. 여기에 취득세 등을 고려하면 입찰자의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보류지 시장은 현금부자만 접근할 수 있는데 최근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다보니 주인 찾기가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고덕주공 7단지 외에 강동구 고덕주공3단지, 마포구 대흥제2구역 조합도 보류지 매각에 실패했다. 고덕주공3단지는 고덕아르테온 3가구를 지난입찰과 똑같은 가격으로, 대흥제2구역은 신촌그랑자이 보류지 매물 가격을 조정해 재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보류지는 매물이 적고 작은 시장이라 매각 불발 여부만으로 집값 안정화를 단정 지을 순 없지만 하나의 시그널로 해석될 순 있을 것"며 "다주택자 세금문제로 상반기내 급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 보니 보류지가 지금처럼 시세와 비슷한 몸값을 유지한다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