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부동산규제지역을 확대 설정하자 비규제지역의 집값이 오르는 등 역풍이 불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중순 정부가 경남창원 의창구를 투기과열지구로, 경기파주 등 36개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면서 사실상 전국이 부동산규제 영향권에 속하게 됐다. 이로써 규제 사정권에 들어간 곳은 전국 226개 시·군·구중 투기과열지구 49곳·조정대상지역 111곳으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가까스로 정부규제를 비켜간 비규제지역 주택시장 상승세가 범상치 않다. 실제 지난해 서울과 수도권 주요지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된후 규제를 피한 김포·파주 등에 풍선효과가 나타난바 있다. 이러한 부작용이 다시금 재현되는 양상이다.
이에따라 일각에선 "정부가 투자 가이드라인을 정해준 것 아니냐"는 우스개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비규제지 주요단지 위주로 매매가격이 요동을 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경상남도 강소도시인 김해시다. 인근 부산과 창원 집값이 급등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자 난데없이 '규제 청정지역' 김해시 집값이 껑충 뛰었다.
일례로 지난해 7월 공급된 '김해푸르지오하이엔드' 경우 2023년 8월 입주를 앞두고 전용 85㎡ 분양권에 수천만원대 프리미엄(P)이 붙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분양당시 평균 3억8400만원이던 해당단지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29일 4억3300만원(40층)에 손바뀜 됐다. 8개월만에 초피만 4900만원이 형성된 셈이다.
해당면적 분양권은 지난해 7월 공급후 현재까지 266건이 거래됐으며, 최저 3억5300만~최고 4억3983만원선에서 계약이 체결됐다. 현재 호가는 5억원대다.수도권에선 경부선라인인 충청남도 아산시가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근처 천안시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주택 매매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5월 입주예정인 '탕정지구지웰시티푸르지오2차' 전용 85㎡ 경우 분양당시 3억4420만원이던 주택가격에 억대 P가 붙었다. 해당면적 분양권은 지난해 12월19일 분양가 대비 2배가량 오른 6억6550만원(31층)에 새주인을 만났다.
경상남도 양산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 양산연장선 개통과 함께 부산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겹경사를 맞았다.
올해 11월 입주를 시작하는 C1블록 '사송더샵데시앙' 전용 85㎡ 분양권은 지난달 24일 4억2140만원(12층)에 거래되며 평균 분양가 3억6000만원 대비 6100만원 가량 올랐다.
건설사들도 이러한 수요층 특성을 반영해 비규제지역에 앞다퉈 분양을 준비중이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은 오는 26일 경남거제 고현항 지구단위계획구역 L2블록에 'e편한세상거제유로스카이'를 공급하며,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각각 내달 경남김해 안동1지구 도시개발구역 2-1블록에 '김해푸르지오하이엔드2차'·아산배방읍 일대에 '더샵탕정역센트로'를 선보인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정부의 거듭된 부동산정책으로 사실상 전국이 규제사정권에 들어온 만큼 비규제지역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집값을 잡기 위한 당국규제에도 불구하고 전국 주요도시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상승하자 인접지역 매매수요와 투자수요까지 가세하면서 비규제지에 대한 주택가격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