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고령자는 2분기로… 면역력 취약한 환자는 곧 접종 1분기 접종 안 하면 가을로 밀려… 정책적 배려 시급 암환자권익협의회 “외국 암환자 백신 사례 공유 등 제도적 보완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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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요양병원에 입소 중인 암환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앞서 방역당국은 전국 요양병원·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원의 만 65세 미만 입소자·종사자 93.8%가 백신 접종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지만, 그 이면에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본지를 통해 요양병원에 있는 암환자들은 당국의 백신접종 계획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애초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요양병원 입소 65세 이상 고령자도 접종 우선순위였지만 불명확한 백신 효과 논란으로 인해 2분기로 미뤄졌다. 하지만 요양병원에 있는 암환자들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임상과정에서 명확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요양병원에 입소했다는 이유로 타 암환자나 고령자와 달리 당장 접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백신접종 계획상 암환자는 3분기 이후로 예정됐지만 요양병원에 입소 중이면 1분기 접종을 해야 한다. 

    요양병원 입소 암환자 A씨는 “당장 이번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데 무작정 맞으라고만 한다. 고령자와 마찬가지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인데 암환자가 왜 마루타가 돼야 하는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B씨 역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의료진들도 맞기 싫어한다고 하는데 선택권이 없다는 것이 두렵다. 상황을 지켜보고 백신을 접종하고 싶다. 이번에 접종을 안 하면 가을이 지나 후순위로 밀린다는 것도 협박에 가까운 조치”라고 지적했다. 

    요양병원 입소 암환자들은 일련의 백신 접종이 건강상 문제와 직결돼 예민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미접종보다 접종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지만, 암환자의 코로나 백신 접종과 관련 뚜렷한 과학적 근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는 “집단감염 위험성이 큰 곳부터 접종을 시작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는 수긍하지만, 안정성에 대한 확신과 정보가 없는 백신을 암환자들에게 맞게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질병청은 백신을 제공하는 제약업체로부터 선접종한 외국사례에서 암환자 상황은 어떤 상황인지 알려 불신이 해소되도록 정보를 공유해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암환자들은 백신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항암, 방사선 치료 등으로 인해 1분기 접종이 어려운 상황이 많다. 후순위로 밀린다는 강압적 조치가 아니라 접종 시기를 정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