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한도 단계적 축소로 여유 생겨22~24년까지 9배, 25년부터 8배로 조정캐피탈 중 우리금융·농협만 現 9배 수준금융지주 출자 여력 있어 자본확충 가능
  • 캐피탈사의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를 위해 레버리지 한도 규제가 단계적 축소로 결정되면서 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현재 레버리지 배율이 대부분 8배 수준이고 유예기간이 4년으로 넉넉한 만큼 충분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캐피탈사의 레버리지 배율을 현재 10배에서 2025년부터 8배로 조정하는 내용의 감독규정을 개정한다.

    2022~2024년 중 9배로 하고 2025년 이후 8배로 조정한다. 단, 직전 회계연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면 1배 축소한다. 

    캐피탈사의 자본확충 및 포트폴리오 조정기간과 코로나19로 인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중・저신용자 대출여력 확보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이번 레버리지 배율 제한을 앞두고 금융지주사 차원에서 자본확충 논의를 진행한 곳도 있었으나 당국이 코로나19 상황과 대출 연장·유예를 감안해 조정기간을 넉넉히 부여함으로써 한도 관리에 여유가 생겼다"고 전했다.

    내년부터 레버리지 한도 9배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재 9배(지난해 9월 말 단순 기준)가 넘는 곳은 우리금융캐피탈(9.1배)과 NH농협캐피탈(9.0배) 뿐이다. 이들이 기간 내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추가 자본확충 필요금액을 추정한 결과, 우리금융캐피탈 177억원, 농협캐피탈 3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나 실질적인 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레버리지 한도가 하락하면 자본 축적 요구가 커지고, 부채를 이용해 영업자산 확대를 제한해야 한다. 우리금융캐피탈과 농협캐피탈은 모회사인 금융지주의 추가 출자 여력이 충분한 만큼 유상증자를 통해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을 통한 자본확충 여력을 보면 지난해 9월 기준 우리금융은 6조2730억원, 농협금융은 2조3914억원으로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 규제가 8배로 제한되기까지 유예기간이 긴 점을 감안하면 현재 8배 수준인 KB캐피탈(8.7배), 하나캐피탈(8.1배), BNK캐피탈(8.3배) 등은 해당 기간 내 영업 성장 조절과 이익 누적으로 대규모 영업자산 매각 등의 큰 무리 없이 관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근본적으로 캐피탈사의 레버리지 한도를 규제하는 것은 지난해 3월 캐피탈사에 유동성 위기가 닥치면서 레버리지 한도가 카드사보다 높다는 문제점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지표인 레버리지 한도는 카드,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과도한 외형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운영돼왔다. 

    카드사의 경우 2012년부터 6배로 제한됐다가 사업확장 등을 위해 지난해 8배로 완화됐다. 단, 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할 경우 7배를 유지해야 한다.

    캐피탈사의 경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거나 금융지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면서 레버리지 수준을 7배 내외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그러나 2018년부터 외부 자본 확충 규모는 감소한 반면 영업자산의 성장세는 여전히 높게 유지되면서 업권 전반의 레버리지 부담이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