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 2월 임시국회서 처리 안하기로 총리실 산하 개인정보보호위 "개인정보 침해 맞다""한은, 금융위 수장이 끝장토론 해라"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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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국회에서 빅테크 지급결제 권한을 놓고 또다시 격돌했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공청회장에서다.금융위가 추진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네이버, 카카오 같은 빅테크 기업의 지급결제 사항을 금융위가 관리, 감독하는 내용이 핵심이다.또 빅테크의 지불, 결제수단을 통한 거래내역이 모두 금융결제원에 모여 해당 내용을 금융위가 관리하도록 했다.지금껏 지급결제 제도 관리의 주체는 한국은행이었는데 이를 금융위가 가져가겠다는 것이다.한은은 지급거래 청산은 한은의 고유영역으로 금융위가 상대기관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고 맞서고 있다.또 금융위가 빅테크의 거래내용을 들여다보는 것은 과도한 정보독점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 빅브라더라고 비판하는 상황이다.◆ 개인정보 침해 vs. 우려할 수준 아니다이날 국회 공청회는 양 기관의 대리전을 방불케했다. 양기진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빅테크의 은행계좌 연계 거래는 물론 전자플랫폼 내부거래도 지급거래 청산기관(금융결제원)에 보내 청산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중국을 포함해 세계적인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양 교수는 "빅테크가 외부청산기관에 제공하는 범위도 포괄적으로 시행령에 위임해 국회의 통제를 비껴갔다"면서 "상위법인 법률은 하위법에 위임하는 범위를 제한해 시행령 제정시 상위법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도록 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개인정보 침해가 아니라는 반박도 이어졌다.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자적 방식의 지급수단을 이용할 경우 지급내역을 보함한 개인정보 보호 문제는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법 개정안에서 현재 진행중인 국내정보보호법제에 관한 노의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수정하고 변화시켜야할 요인은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정 교수는 이어 "자금 이체업자 등이 파산하면 관리기관이 직접 고객에게 이용자 예탁금을 반환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관리기관이 자금내역을 파악하고 지급사유가 발생하면 예탁금을 반환하는 구조는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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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금융위 수장이 끝장토론 해라"이날 공청회에서는 한은과 금융위의 갈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참에 두 기관이 끝장토론을 통해 해결하라는 지적도 뒤따랐다.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급결제 안전성과 이용자 보호를 위한 구분계리와 예탁금의 외부예치, 빅테크 외부청산은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면서 "금융소비자 보호 대의는 뒷전으로 물러나고 정보집중 등 법적으로 기술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지엽적인 문제로 논의가 지연돼 안타깝다"고 말했다.안 교수는 "금융위와 한은이 언론을 통해 설전을 벌이는 형국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좋은 모양새는 아니라"면서 "한은과 금융위가 끝장토론을 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같은날 국무총리실 산하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의 질의에 대해 개정안이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정보위는 "개정안의 일부 조항이 개인정보보호 법체계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사생활 비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윤 의원은 "빅브라더법이라는 우려가 많은만큼 신중하게 논의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전금법 개정안 심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위과 한은 간 의견 차가 워낙 큰데다 정무위원 간의 판단도 갈리면서다. 정무위 관계자는 "3월 임시국회서 여야 협의를 거쳐 법안 심사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