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U+ 지분 참여로 성장 기대감 쑥애플, 넷플릭스 등 공룡 맞서 생태계 지키기 맞손 잡았지만…구글플레이 인기 게임 10위권 안 원스토어 앱은 단 1개 뿐카카오워크, 멜론, 카카오페이지 등 입점 없고, '원스토어 패싱' 현상 지속도
  • ▲ 원스토어 지분구조.ⓒ원스토어
    ▲ 원스토어 지분구조.ⓒ원스토어
    이동통신3사가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 투자로 의기투합에 나섰지만, 점유율 확대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이통3사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K-앱마켓'을 키우겠다는 각오다.

    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3일 SK텔레콤 자회사 원스토어에 각각 210억원(지분율 3.1%), 50억원(지분율 0.7%)을 투자했다. 원스토어의 지분구조는 통신3사(53.9%), 네이버(26.3%), 재무적투자자(18.6%) 등으로 재편됐다.

    KT와 LG유플러스가 뒤늦게 지분을 확보한 것은 이통3사 간 토종 앱마켓을 성장시키자는 공감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구글이나 애플, 넷플릭스 등의 시장 장악력이 날로 커지자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를 지켜내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은 멀어 보인다. 한국모바일사업연합회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용 앱마켓 플랫폼 현황(복수응답)'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이용 기업은 94.7%로 대다수 기업이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앱스토어 이용 기업은 71.5%, 원스토어 이용 기업은 35.8%, 기타 아마존스토어와 갤럭시스토어 등은 6.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스토어는 2016년 출범한 네이버와 통신 3사의 통합 앱마켓이다. 앞서 지난 2018년부터 결제 수수료를 30%에서 20%로 인하했고, 지난해에는 중소사업자(1만 6000여곳)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50% 할인(20%→10%)했다. 애플과 구글의 수수료는 각각 30%다.

    저렴한 수수료에도 이용률이 저조한 이유는 '원스토어 패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업무용 카카오톡 '카카오워크'를 비롯해 '멜론'과 '카카오페이지' 등의 앱은 원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없다. 일부 앱을 내려받으려면 구글 플레이스토어로 넘어갔다.  
  • ▲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앱 상위 게임 화면(왼쪽부터 원스토어, 구글플레이)ⓒ뉴데일리 엄주연 기자
    ▲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앱 상위 게임 화면(왼쪽부터 원스토어, 구글플레이)ⓒ뉴데일리 엄주연 기자
    '3N'으로 불리는 국내 3대 게임업체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게임 등의 게임이 적은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올해 구글 앱마켓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앱 상위 10개 중 원스토어 10위권에도 들어간 앱은 넥슨의 '바람의 나라: 연'에 불과했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체 모바일 앱·콘텐츠 산업 매출액의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인기 게임이 얼마나 많이 입점하느냐에 따라 앱 마켓 수익이 달라지는 셈이다.

    한국모바일사업연합회는 지난해 국내 모바일 앱·콘텐츠 산업 매출액을 11조 7854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게임 매출은 전체 매출액의 5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임 매출액은 지난해 6조 1120억원에서 올해 7조 4199억 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앱스토어의 게임 매출은 구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전체 게임 매출 가운데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한 매출액이 66.9%인 6조 7209억원, 애플앱스토어를 통한 매출액은 21.4%인 2조 1499억원으로 나타났다.  원스토어를 통한 매출액은 11.4%인 1조 1453억원으로 조사됐다.

    앱스토어 관계자는 "서비스를 만든 곳이 어떤 앱 마켓에 입점할지 결정한다"면서 "최근 입점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원스토어에 핵심 서비스가 부족한 이유는 개발자 입장에서도 글로벌 진출이 용이하고 국내 이용자가 많은 곳에서 앱을 팔고 싶기 때문이다. 원스토어 입점 시 추가 개발과 인력이 필요해 비용 부담이 드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통3사는 이번 원스토어 지분 투자를 계기로 기존 사업협력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스토어는 연내 IPO를 앞두고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관련 준비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출범 이후 5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이통3사가 협력을 확대한 것도 원스토어의 기업가치 증대와 향후 협력 시너지를 봤기 때문이다. 자체 개발 중인 콘텐츠와 서비스를 유통하기 위해 토종 앱마켓의 필요성이 커졌고,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보다 긴밀한 협력이 필수라는 판단이 주효했다.

    최근 불거진 구글 규제 강화 움직임도 원스토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통3사 협력이 국내 산업 생태계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해외로 빠져나가는 수수료를 줄여 양질의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원스토어는 할인이라든가 이벤트를 통한 혜택들이 많아서 과금을 많이하는 이용자가 주로 사용한다"면서 "향후 이통3사의 협력을 통해서 통신사 포인트 할인 등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