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5000만원 이하, 인사 불이익 등 솜방망이식 처벌에 그쳐직원 토지거래 사전신고제 도입 등 대책 발표에도 여론 싸늘 전문가들 "신도시 지정 취소, 부동산 정책서 정부역할 축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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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는 재발방지책 마련에 나섰으나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개발 주도권을 공공에서 민간으로 넘기는 것이 근본적 해결방식이라고 조언한다.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지난 4일 LH 전·현직 직원들의 광명, 시흥 신도시 사전 땅 투기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현재 총리실 주도 아래 전수조사가 진행중이고 국토부와 LH는 위법행위가 발견될 경우 고소와 고발, 징계 등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LH도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LH 전 직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토지거래 사전신고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신규사업 추진시 관련 부서 직원이나 가족의 토지 소유 여부도 전수 조사한다. 신고하지 않았거나 위법, 부당한 토지거래 확인시 인사상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LH는 세부조건과 불이익 규정 등 사규를 수정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내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이번 사태 이후 국토부는 신규 택지 개발 관련 국토부, 공사, 지방공기업 직원은 실거주 목적이 아닌 토지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이처럼 국토부 장관과 LH가 직원 투기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서둘러 나섰지만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비리 사실이 확인될 경우 받게 될 처벌 수위가 그리 높지 않아서다. 현행법상 국토부 등 관련 기관 직원이 내부 정보를 사용하거나 누설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공공기관 사내 규정에 따르면 직무배제나 감봉, 정직 등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이 전부다.일례로 지난 20187년 광명, 시흥시 일대의 토지를 사들인 LH직원들은 현 시세로 10억원이 넘는 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향후 토지보상이 진행되면 더 많은 금액을 손에 쥘 수 있다.처벌수위는 솜방망이식에 그치는데 누릴 수 있는 재산상 이익은 대규모라 직원들이 부동산 투기 유혹에 빠지도록 방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전문가들은 정부가 겉핥기식 재발방지 대책 수립에 그치지 말고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올바른 선례를 만들수 있도록 원칙을 바로 세우고 공공에 치우친 개발 주도권을 민간시장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이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 연구원은 신도시 지정 취소 등 특단의 조치를 발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시간이 걸려도 올바른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며 "아직 3기 신도시에 대한 토지 보상 작업 등 비용을 투입하지 않아 오히려 (신도시 지정 취소) 부담이 적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그는 "앞서 공공재개발 정책을 내놓을 때 정부는 투기 목적으로 빌라 매입 시 현금청산 등 제재수위를 높이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며 "LH직원 토지 비리에 대해서도 신도시 취소 등 강도 높게 대응한다면 훗날 긍정적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LH직원들의 비리 사태는 결국 개발 주도권이 공공으로만 쏠리면서 발생한 부작용이라는 의견도 있다. 공공은 임대주택 등 소외계층을 위한 개발에 집중하고 민간 분양에 대해서는 시장 작동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의미다.김동환 한국사이버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고 시장에 공공주도 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상대적으로 개발정보를 가장 많이, 신속하게 접하는 공공기관에는 시세차익을 얻을 수 없는 임대주택 공급 개발을 맡긴다면 사전 정보를 활용한 투기 비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개발정책 자체가 기밀이 되기 어려운데 직원 윤리, 도덕성을 기반으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해외 사례를 참고해 정부 역할을 축소하고 시장 기능을 살려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