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 공공주도 사업 불안감 증폭최종 선정 이후 주민 동의율 변화 전망 잇따라공공재개발 반대 목소리 힘 실리기도…찬반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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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사태 이후 공공재개발 추진에 대한 분위기가 안 좋아진 것이 사실이다. 최종 선정이후 주민 동의율에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위9구역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 투기 논란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재개발 사업에도 일부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장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선정을 앞두고 있지만 LH에 대한 해당지역 주민들의 불신이 깊어지면서 반대 움직임이 점차 확산하는 분위기다.12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남1구역에는 공공재개발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한남1구역은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공공재개발에 대한 주민 동의율이 7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이태원 상권이 침체된데다 한남3구역이 재개발 사업에 따라 시세가 급등하면서 공공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탓이다.다만 최근 LH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공공주도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공공재개발 반대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게 이 지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한남1구역 주민 A씨는 "LH 사태 이후 곳곳에서 '공공재개발 추진' 현수막을 걷어버리고 있다. 예전부터 공기업, 공무원들의 땅 투기 가능성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내용이지만, 이렇게 대놓고 드러나니 공공주도 사업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바보가 아닌 이상 현재 밝혀진 것도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을 알텐데 무엇을 믿고 땅과 사업권을 넘겨야 하는지 모르겠다. 가뜩이나 공시지가 수준의 현금보상 때문에 공공재개발을 고민하던 사람들도 이번 사태 이후 반대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한남1구역 반대추진위원회 한 관계자는 "기존에 반대 입장을 내세워 온 주민들은 LH 사태 이후 더욱 입장을 굳히고 있으며, 찬성 입장을 밝힌 주민들은 공공재개발에 대해 망설이거나 반대로 돌아서고 있다"며 "땅 투기 사례가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주민 동의율도 기존과 반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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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분위기는 또 다른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인 성북구 장위8·9구역에서도 감지된다. 앞서 정부는 한남1구역과 장위8·9구역을 포함해 총 28개 구역을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올린 상태다.장위9구역 역시 공공재개발에 대한 주민동의율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뉴타운 지역에 비해 낙후된 만큼 주민들의 재개발 추진 의지가 컸지만, 최근 재개발 사업에 의문을 품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장위9구역 비대위 한 관계자는 "공공재개발 추진에 동의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LH의 도덕성 문제 등에 따라 상당히 흔들리는 분위기로, 반대 서명도 점점 늘고 있다"며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더라도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최근 상황을 살펴볼 때 무난하게 사업이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각 후보지 추진위원회들도 LH 직원들의 땅 투기 논란 이후 공공재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는 데에는 동의하는 모습이다. 다만 재개발에 대한 의지가 여전히 강한 만큼 사업 진행에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장위9구역 재개발 재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LH에 사업을 맡겨도 되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노파심에 불과한 것으로 여전히 찬성 여론이 더 큰 상황"이라며 "장위9구역의 경우 이미 재개발 실패 경험이 있는데다 주변에 아파트들이 들어서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재개발에 대한 의지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김도현 한남1구역 공공재개발추진협의체 공동대표는 "이번 사태로 조금 불안한 마음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큰 변동은 없는 상태"라며 "한남1구역의 경우 위치나 사업성이 좋은 만큼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주민들의 동의를 얻는 데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