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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아파트 전세시장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전세매물 씨가 말랐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품귀현상을 빚었던 지난해말과는 달리 전세난이 사그라들며 조정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특히 강남 일부지역에선 전세매물에 조금씩 여유가 생기면서 집주인들이 가격을 하향조정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3월10일 기준 서울 전세매물은 총 2만2784가구로 지난해말 1만7173가구 대비 무려 32.6% 늘었다. 지난해 8월20일 2만6088가구 대비 가장 많은 매물이 시장에 풀렸다.
가파르던 전세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둘째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16%로 전주 0.17% 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 그중 서울은 일부 고가단지 매물이 누적되면서 0.06% 상승하는데 그쳤다.
실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가을이사철까지만 해도 전세매물이 아예 실종됐으나 현재는 중복매물을 제외하고도 수십건이 쌓여있다.
해당단지 전용 76㎡ 경우 올 1월15일까지만 해도 2층 전세매물이 10억원에 거래됐지만 2개월만인 3월1일 8층 매물이 9억원에 세입자를 얻었다. 현재 전세호가는 최저 7억원까지 내려간 상태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8일 13억5000만원(20층)에 임대차계약을 맺은 해당단지 전용 84㎡ 경우 올들어 3억원 내린 10억원(15층)에 거래됐다.
다만 부동산전문가는 이러한 하락장이 당분간 지속될진 미지수라고 전했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조정일 수도 있지만 헬리오시티 전세 사이클과 맞물린 일시적 효과일 수 있다"면서 "지난해말 13억하던 헬리오시티 전세매물이 현재 9억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오는 2분기부터 서울아파트 입주물량이 급감하고 3기신도시 사전청약 대기수요까지 더해지면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