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와해 수순지분유지 약발사라져엑시트 등 각자도생 임박
  • ▲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왼쪽부터) ⓒ 연합
    ▲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왼쪽부터) ⓒ 연합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3자연합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했고, 권홍사 반도건설 전(前) 회장은 지난해 퇴임 이후 소식이 잠잠하다. 강성부 펀드인 KCGI는 올해 주주총회를 조용히 넘기려는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한진칼 보유주식 5만5000주(0.08%)를 KCGI에 매각했다. 주당 6만1300원으로, 조 전 부사장은 33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주식 매각 후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은 5.71%로 낮아졌다.

    업계는 다양한 해석을 내놨다. 이번 지분 매각이 사실상 경영권 포기와 다름없다는 시각이다. 이와 함께 조 전 부사장의 미국 이민설도 꾸준히 회자된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상속세 등 자금충당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조 전 부사장의 수입원은 배당금이 유일하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한진칼, 대한항공 등에서 총 13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매년 1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야 상황이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연합의 또 다른 축이었던 권홍사 반도건설 전 회장도 잠잠하다. 권 전 회장은 지난해 경영에서 물러난 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반도건설은 한진칼 지분 17.15%를 보유해, 3자연합 지분 40.41%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회사 측은 권 전 회장의 퇴임 사유를 ‘전문경영인 체제 안착’으로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승계 의혹과 연결 짓는다.

    가장 의욕적이었던 KCGI도 좀처럼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KCGI는 지난 12월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기각 후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주총에는 주주제안 조차 제출하지 않았다.

    KCGI는 지난해 12월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하는 한진칼 3자배정 유상증자가 부당하다며 가처분을 냈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지원을 위해 5000억 규모 한진칼 유증에 참여했다. 

    KCGI는 “산은 측 유증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 수단일 뿐만 아니라, 기존 주주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산은과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산은 지분 10.66%을 포함한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은 약 47.31%다. 3자연합 지분율(40.41%)보다 7% 가량 앞서있다.

    시장의 관심사는 3자연합 구성원 각각의 '엑시트'다. 가처분 기각, 산은의 유증으로 연합을 더 이상 유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은 KCGI가 가장 먼저 엑시트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조 전 부사장 측 지분 추가 매입으로 또 다른 흐름의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