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홍 사장 야심작…작년 1월 유럽 모듈러사 2곳 인수 코로나19로 국경폐쇄·발주중단에 실적 부진
  • ▲ 허윤홍 GS건설 사장. ⓒ GS건설
    ▲ 허윤홍 GS건설 사장. ⓒ GS건설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해외 모듈러사업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해외업체 2곳을 동시 인수하며 글로벌 주택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코로나19를 피해가지 못했다.

    23일 GS건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월 인수한 폴란드 단우드(Danwood S.A.)와 영국 엘리먼츠(Elements Europe Ltd)는 인수 당시 예상치보다 하회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인 엘리먼츠는 지난해 221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1700만원, 400만원의 당기수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GS건설의 예상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지난해 엘리먼츠를 인수할 당시 GS건설은 한 해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584억원, 17억원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지난해 엘리먼츠가 거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1억원, 1700만원에 불과했다. 다만, GS건설은 작년 한 해 동안 엘리먼츠가 약 206억원의 순손실 낼 것으로 전망했으나 4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나름 선방했다.

    예상보다 낮은 수익을 거둔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엘리먼츠는 B2B방식 기반으로 강철로 제작된 3D타입 모듈을 공장에서 제작해 영국 전역에 공급한다. 

    주로 개발사나 시공사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 업황, 발주량이 기업 실적을 좌우하는데 작년 코로나19로 영국 건설과 관광시장이 위축되면서 예정됐던 발주가 대부분 연기됐다.

    GS건설은 "정부 명령으로 공장 내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생산량 역시 기존 대비 감소하며 기업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엘리먼츠와 함께 인수한 폴란드 목조 모듈러 주택 회사 단우드 실적 상황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폴란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인 단우드의 지난해 3579억원의 매출과 288억원의 영업이익, 1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애초 예상치보다 매출은 약 3% 적은 편이지만 영업이익은 20%가량 높게 나타났다. 당기순이익 역시 8%의 괴리율을 보이는데 그쳤다.

    단우드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도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전체 매출 중 약 83%가 독일에서 발생하는데 코로나19로 국경 폐쇄를 겪으며 업무를 수행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다행히 작년 하반기 국경 폐쇄가 해제됐고 폴란드 현장 근로자들이 독일 현지로 파견돼 공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회사 측은 "코로나19로 단독주택 수요가 늘면서 원가율과 영업이익률도 소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여파로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모듈러 회사 인수한 첫 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을 두고 업계 평가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허윤홍 사장이 신사업부문 대표로 승진한 뒤 글로벌 회사를 인수하며 경영 보폭을 넓혔으나, 코로나19라는 대형 암초를 맞으며 역량을 전부 발휘하지 못해 아쉽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실제로 작년 초 영국과 폴란드 회사를 인수하며 미국 모듈러업체인 스카이톤도 인수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실사가 어려워 결국 인수가 잠정중단되기도 했다.

    반면, 자본시장에서는 주택사업 외 신사업에 진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 GS건설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의 데이터센터와 수처리사업, 주택 모듈 사업을 설명하며 "주력사업인 주택시장 점유율 증가와 신사업의 본격적 확장을 고려했을 때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인수했던 모듈러 회사 2곳도 전망이 밝아 앞으로 수익이 잘 날 수 있는 부문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GS건설이 매출과 수주 다변화를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