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개설·로그인·송금방식 대폭 간결…봉차트·이동평균선 대신 단순 그래프"쉬운 투자…신규 진입자 니즈 간파" VS "초보에 적합…중요 정보 다 빠져"증권가, 밀레니얼세대 공략한 신선한 혁신·발전 가능성에 예의주시
  • 증권업계에서 12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는 어떤 모습일까. 핀테크 기반 증권사로서 등장만으로도 주목받았던 토스증권의 자체 MTS를 놓고 평가가 갈린다. 그 자체로 신선할 뿐 아니라 신규 진입자의 니즈를 간파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초보투자자에게만 적합해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지난 15일부터 자체 개발한 MTS를 전체 공개,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모바일 전문 증권사를 표방하며 지난 2월 말 공식 출범한 토스증권의 MTS는 공개 이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사전 이용 신청에 64만명이 몰렸고, 가입 회원 28만명 중 13만명이 계좌를 개설했다. 이용 고객 연령별로는 2030세대가 전체 사용자의 3분의 2에 달했다. 

    토스증권은 그간 MTS의 밑그림을 공개하면서 투자를 처음 시작했거나 기존 투자 방식에 어려움을 느낀 투자자에게 만족스러운 투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기대 속에 공개된 토스증권 MTS의 특징은 쉽고, 간편하다는 점이다. 

    우선 기존 증권사 MTS 대비 계좌개설 및 로그인 절차가 대폭 단순화됐고, 은행계좌에서 증권계좌로 예수금을 송금하는 통상의 방식 대신 간편송금 시스템을 구축했다.

    투자에 참고하는 봉차트와 이동평균선 없이 단순한 선그래프가 제공된다. 복잡한 호가창도 없앴다. '매도·매수'는 '구매·판매'라는 보다 익숙한 단어로 바꿨다. 정확한 회사명 대신 브랜드와 같은 관련 단어를 입력해도 종목 조회가 가능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정보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그래프로 간단히 표시됐다.

    기존 MTS에서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지던 내용들을 단순화하거나 과감히 빼버림으로써 주식 투자의 진입장벽을 확 낮춘 것이다. 신규 고객의 대다수가 모바일에 익숙한 2030세대였다는 점에서 볼 때 이들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했다는 평가가 사용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토스증권을 사용 중인 20대 한 투자자는 "주식거래 열풍이 불면서 최근 타 증권사 계좌로 주식거래를 시작했지만 단어도 어렵고 복잡해 혹시 실수할까봐 조마조마할 때가 많았다"면서 "기존 고객과 신규 진입자 간 니즈가 다른 게 사실인데, 나처럼 주식투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진입할 수 있다. 장기적인 가치투자가 전제된다면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이 쉽다는 점은 큰 매력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초보자들에겐 장점인 너무 단순화된 정보들이 도리어 단점으로도 거론된다. 당장은 해외주식은 물론 ETF(상장지수펀드) 등 간접 투자상품의 거래 지원은 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꼽힌다. 기업 분석 등이 쉽지 않은 주식 초심자에겐 개별 종목 투자보다 ETF 투자가 용이한 편이다.

    한 투자자는 "토스증권은 아무리 주린이여도 조금만 주식 공부를 한다면 빠져나갈 수밖에 없게 만드는 시스템"이라면서 "초보자들에게 고리타분하고 어렵다고 평가되는 음봉과 양봉 차트, PER(주가수익비율)·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은 주식 공부를 한다면 안정적인 투자를 위해 필요한 최소 기본적인 정보다. 감성적으로 매력 있게 만들었을지는 몰라도 투자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한계가 있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건 감성이 아닌 정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토스증권 MTS를 써보면서 미국 로빈후드 플랫폼처럼 주식을 쇼핑할 수 있듯 감각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느낌을 먼저 받았다"면서 "다만 주식 투자는 입문 단계 이후 투자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한데, 그다음으로 이어질 수 있게 어떤 서비스로 진화할지 향후 방향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핀테크 강자인 토스증권의 향후 진화 가능성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토스증권을 비롯해 카카오증권 등 핀테크 기반 신생 증권사들의 본격적인 진출이 잇따르면서 증권업계엔 긴장감이 커졌다. 특히 젊은 층이 주식 투자 열풍의 중심에 선 만큼 앞다퉈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전통적인 시각에선 기존과 결이 너무 달라 한계가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고민을 굉장히 많이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소비자는 새로운 서비스에 맛이 들리면 과거의 경험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잠재적 중장기 고객인 2030대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라고 전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토스증권 MTS는 생활 속 주식 투자를 추구하는 일반 투자자들은 좋게 평가하겠지만 전문 투자자 또는 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혹평할 것"이라면서도 "토스증권의 발전 여부는 토스 전체적인 성장과 발맞춰서 진행될 것이다. 토스의 성장과 함께 토스증권의 MTS도 더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