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다툼 한·중·미·대만 이어 유럽도 참전TSMC 쫓고 인텔 저지 나서야하는 삼성'골든타임' 불구 재판 리스크 이어 특혜 시비까지
  • ▲ 평택캠퍼스 P2 라인 전경ⓒ삼성전자
    ▲ 평택캠퍼스 P2 라인 전경ⓒ삼성전자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반도체가 글로벌 패권다툼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메모리 강국 한국을 중심으로 미국, 대만, 중국 등이 반도체 시장에서 각기 다른 전략으로 세를 키우고 있던 가운데 유럽까지 패권다툼에 참전하면서 그야말로 전쟁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최근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었던 인텔이 돌연 파운드리 사업 육성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 패권이 누구 손에 넘어가게 될지는 더 아리송해졌다. 인텔에 앞서 파운드리 사업에 명운을 건 삼성은 앞서가는 대만 TSMC를 따라잡는데 더해 인텔의 추격까지 방어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면서 상황은 예상보다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을 두고 3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지만 생각만큼 공평한 경쟁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파운드리 사업의 특성 상 대규모 선제적인 투자는 필수인데, 삼성은 현재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으로 사공을 잃은 배와 같은 처지다. 독보적인 시장 강자 TSMC와 이제 공격적으로 투자에 열을 올릴 인텔의 공세를 총수 없는 삼성이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밖에서는 반도체 시장 패권을 거머쥐기 위해 총성없는 전쟁이 한창인데 재벌 특혜 시비를 우려해 충수가 터지는 지경까지 감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재용 부회장의 상황은 아이러니 그 자체다. 이미 수년간 법정 리스크에 휘둘려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했던 현재까지 삼성의 상황도 국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한데 이제는 총수의 건강까지 담보하며 재판을 이어가야 하는 형국이다.

    인정하기 싫은 현실이지만 현재 글로벌 경쟁자들이 잇따라 뛰어드는 반도체 패권전쟁에서 승기를 놓치면 한국 경제의 미래는 장담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수 있다. 특히 파운드리는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국내 고용시장에도 한줄기 빛처럼 여겨지는 미래 산업이다.

    이 산업을 그동안 쉼없이 갈고 닦아 온 삼성은 앞으로의 10년 이상을 결정지을 투자 골든타임을 맞은 상태다. 이미 오랜기간 재판 리스크와 총수의 경영활동 제약으로 날개를 펼치지 못한 삼성이 마지막 골든타임을 두고도 재판 특혜와 같은 논란거리를 의식해야 한다는 현실에 탄식이 이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