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품귀현상 지속올해 1~2월 환수율 7.02% 불과한은 "수급 균형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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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올해 5만원권 발주량을 역대 최대 규모인 25조원 수준으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1~2월 환수율은 7%대에 머무르는 등 5만원권 '품귀 현상'이 나타난 데 따른 조치다. 

    4일 한은에 따르면, 통상 연간 10조원 규모이던 5만원권 발주량을 올해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에도 16조원으로 늘린 바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현금을 가지고 있으려는 성향이 커진데다 사람들이 대면서비스를 꺼리고 현금을 쓰지 않아 한은으로 돌아오는 현금이 크게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발주량은 20조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한은이 발행한 5만원권은 25조2155억원 규모였던 반면, 한은으로 돌아온 환수액은 6조998억원으로 환수율이 24.19% 수준이었다. 5만원권이 처음으로 발행된 2009년(7.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올해 역시 5만원권 환수율은 저조하다. 올해 1~2월 5만원권 발행액은 약 5조3945억원 규모였던 반면 한은으로 돌아온 5만원권 환수액은 3786억원에 그쳐 환수율은 7.02% 수준에 불과했다. 2월 환수율은 9.2%로 1월 환수율(4.1%)보다는 높아졌다.

    통상 1~2월은 설 연휴가 있기 때문에 고액권을 인출하는 경우가 많아져 환수율이 저조하지만 지난해 1~2월 환수율이 43.58%, 2019년 1~2월 환수율이 55.47%였던 것과 비교해도 올해 5만원권 환수율은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가 5만원권 수요가 높아진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 등을 거쳐 한은으로 돌아오는 고액권 규모가 크게 줄었고, 자영업자나 중소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현금으로 돈을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고액권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저금리 기조에 사람들이 은행예금보다는 고액권으로 자금을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또한 5만원권 수요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혔다. 금리가 높을 때는 5만원권을 은행에 맡겨 이자 수익을 기대하지만, 금리가 낮을 때는 그냥 현금으로 갖고 있으려는 수요가 늘어난다는 얘기다.

    다만 한은은 5만원권 품귀현상에 대해 지하경제로 흘러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지하경제는 세금을 피하기 위해 경제주체가 현금으로 번 돈을 보관하는 경우를 뜻하는데, 지하경제로 돈이 흘러갈 정도로 세금제도가 변하진 않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