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지난해 코로나로 손해율 덕봤는데…보험료 또 올린다?'손보사 "한방의료비 지급 규모 상승 및 정비수가 인상 많아"'부품 원가지수 산출 등 제도개선 vs 인상없이는 적자 탈피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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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놓고 금융당국과 손해보험사들의 기싸움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국은 손해율이 개선된 자동차보험실적 자료를 3년만에 내놓으며 보험료 인상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손보사들은 정비수가 인상 및 한방의료비 지급 규모 상승으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2020년 자동차보험 사업실적 및 시사점' 자료를 내놓고, 영업손익이 2019년 1조 6445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3799억원 적자로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한 지난해 합산비율 역시 전년(110.7%)대비 8.5%포인트 내려간 102.2%를 기록했다.

    합산비율은 100%가 넘으면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올해도 낮은 합산비율이 지속돼 1월 99.4%, 2월 97.2%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자동차보험 가입대수가 2019년 2298만대에서 지난해 2364만대로 증가했으며, 코로나19에 따른 이동량 감소로 사고율도 같이 감소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당국의 이번 자료 발표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지난 2018년에 '2017년 자동차보험 사업실적 및 시사점' 발표 이후 3년만에 관련 자료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지난해 상반기 보험료 인상(3.4%↑) 이후 이번달 MG손해보험을 시작으로 손보사들의 줄인상 움직임이 포착돼 이를 압박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MG손해보험은 이번달 평균 2% 인상을 단행했으며, 캐롯손해보험 역시 현재 5% 가량 인상안을 논의 중이다.

    손보사들은 손해율이 감소하긴 했지만 한방의료비 중심의 보험금 지급이 늘면서 만성 적자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손보업계는 금감원의 이번 자료 중 경상환자가 주로 이용하는 한방의료비 지급 규모가 양방의료비를 넘어선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방진료의 경우 교통사고 과실 비율과 상관없이 보험사가 상대방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에서 한방 비급여 항목은 자기부담금 없이 이용 가능할 뿐 아니라 중상 정도의 기준없이 완치 때까지 장기입원 및 치료가 가능하다.

    지난해 한방의료비는 2018년보다 63% 늘어난 884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양방의료비는 2018년 대비 2.3% 감소한 7968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정비수가 인상 요인도 남아있다. 정비수가는 보험 가입 차량을 정비업체가 수리했을 때 보험사가 해당 업체에 지급하는 수리비를 말한다. 

    최근 자동차 정비업계는 정비요금 8.2% 인상 요구 건의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가 정비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으로, 관련 업계에선 정비요금 8.2% 상승시 해당 보험료가 5~6% 정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손보사들의 보험료 인상 요인들이 존재하지만, 인상이 없도록 보험금 누수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측은 "경상환자 치료비 보상방식을 조정하고, 경상환자 진단서 추가 제출 의무 부여 등의 보험금 누수 방지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아울러 보험료에 미치는 영향이 큰 부품비 등 원가요소를 선별해 객관적인 통계자료를 활용, 원가지수를 산출·공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제도개선을 한들 보험료 인상이 병행되지 않는 한 현재 적자구조를 탈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등을 내세우며, 사실상 대형사들의 보험료 인상 움직임을 압박하려는 모습으로 비춰진다"며 "현재 일시적인 영업손익이 개선됐을 뿐 다시 코로나가 진정되면 손해율 등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무조적인 정부의 가격 동결 움직임은 시장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필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