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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가 여성혐오 및 막말 논란을 일으킨 장경훈 사장이 자진 사퇴하기로 하면서 당분간 비상경영 체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 6일 열린 감사위원회 회의 결과와 상관없이 장경훈 사장이 회사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장 사장의 사임 의사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나카드에는 부사장이 없고 김성주 디지털글로벌그룹장, 박의수 영업그룹장, 박근영 ICT그룹장 등 전무가 3명 있다. 하나카드 안팎에서는 짧게라도 세 명 중에 한 명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임추위를 구성해 후임 대표 선임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이미 연초에 굵직한 사업계획을 확정한 상태여서 추가 실행사항은 그룹장 및 본부장 수준에서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나카드는 대표이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나금융지주와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장경훈 사장의 사임 의사가 갑자기 이뤄져서 향후 회사 경영과 대표이사 선임 등의 문제는 이사회 등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 사장이 조기에 거취를 결정하면서 악재가 장기화되는 것을 막았다는 지적도 있다. 대표이사 사장이 여성혐오, 욕설, 막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단체들이 나서서 자칫 불매운동을 할 경우 여성 고객들이 동참하는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장 사장의 사퇴 결정도 노조가 적극 나서면서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아울러 이번 사태로 하나카드는 여성에 대한 막말과 성희롱 관련 예방교육과 행동지침 등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으로 직원들의 소비자보호 실천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한편, 장 사장은 최근 공식 회의 자리에서 욕설과 막말을 해 논란이 야기됐다. 당시 그는 신용카드가 '룸살롱의 여성'이 아닌 '같이 살 와이프'와 같은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회의 참가자들을 향해 "죽여버릴거야" 등의 폭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