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구당 소비지출 240만원, 2.3%↓… 2006년 이래 최대 감소소득하위20% 106만원 vs 상위20% 421만원, 4배差… 지출 양극화1인가구 주거비 비중 19.5%, 월세 부담↑… 4인이상가구 교육 지출↑오락문화·음식숙박 지출 최대폭 감소… 식료품·주류 지출은 증가
  • ▲ 소득분위별 격차.ⓒ연합뉴스
    ▲ 소득분위별 격차.ⓒ연합뉴스
    지난해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팬데믹(범유행)으로 소비지출액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폭으로 감소했다. 외출을 꺼리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지출항목의 판도도 확 바뀌었다. 식료품 지출이 는 반면 외식, 여행, 교통, 교육 등의 지출은 큰 폭으로 줄었다.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이전소득이 늘었어도 식료품 등에 대한 지출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는 소득하위 20%는 지출이 늘어난 반면 소득상위 20%는 씀씀이를 줄이면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간 소비지출 격차는 소폭(약 0.1배) 줄었다.

    8일 통계청이 내놓은 2020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원으로 집계됐다. 가구원수는 평균 2.4명이었다. 1년 전(245만7000원)과 비교하면 2.3%(5만7000원) 줄었다. 물가상승분을 고려한 실질 소비는 2.8% 감소했다. 이는 조사방법이 다른 2017·2018년을 제외하고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 감소율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식료품·비주류음료(14.6%), 가정용품·가사서비스(9.9%), 보건(9.0%) 등은 지출이 늘어난 반면 오락·문화(-22.6%), 교육(-22.3%), 의류·신발(-14.5%), 음식·숙박(-7.7%) 등은 줄었다. 항목별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15.9%), 음식·숙박(13.3%), 교통(12.0%), 주거·수도·광열(11.9%), 보건(9.2%) 등의 순으로 지출비중이 컸다.

    식료품·비주류음료의 경우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격 인상까지 겹치면서 육류(23.8%)와 채소·채소가공품(23.2%), 신선수산동물(18.3%) 등의 소비가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지출이 가장 많았던 음식·숙박비가 2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고 코로나19 확산에 '집콕' 생활이 늘면서 2위였던 식료품·비주류음료가 1위로 올라섰다. 보건 관련 지출은 코로나19 이전 7위(8.2%)에서 5위로 두 계단 뛰어올랐다. 영양보조제·마스크 등 의약품(6.3%)과 의료용소모품(166.5%) 구매가 증가했다.

    가장 큰 폭으로 지출이 줄어든 오락·문화의 경우 국내·외 단체여행비(-79.8%)와 운동·오락서비스(-26.5%) 지출이 감소했다. 교통분야도 신차 출시 등의 여파로 자동차 구매(15.2%)는 늘었지만, 여행·외출을 삼가면서 운송기구연료비(-7.8%) 지출은 줄었다. 교육도 학원수업 축소와 고교 무상교육 전면 확대 시행으로 지출이 감소했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소주가 잘 팔린다는 속설처럼 주류(13.7%) 지출은 1년 전보다 는 반면 담배(-0.7%)는 줄었다.
  • ▲ 소비지출 현황.ⓒ통계청
    ▲ 소비지출 현황.ⓒ통계청
    1인 가구는 월평균 132만원(-7.4%), 2인 가구 204만원(-1.6%), 3인 가구 301만원(1.0%), 4인 가구 369만4000원(--0.7%), 5인 이상 가구는 397만2000원(-2.5%)을 각각 지출했다. 3인 가구만 지출이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1인 가구는 주거·수도·광열(19.5%) 지출비중이 가장 컸다. 사실상 월세 지출이라 할 수 있는 주거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출비중은 전년(17.9%)보다 더 확대됐다. 2인·3인 가구는 식료품·비주류음료가 각각 18.5%, 15.6%로 가장 많았다. 4인·5인 이상 가구는 교육 지출이 각각 12.2%, 13.4%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가구주 나이별 소비지출액은 39세 이하 237만6000원(-2.6%), 40대 309만원(-3.4%), 50대 278만3000원(-2.2%), 60세 이상 169만5000원(2.1%) 등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만 지출규모가 늘었다. 항목별로는 39세 이하 가구는 음식·숙박(16.5%)과 주거·수도·광열(13.1%) 지출비중이 높은 데 비해 40대는 식료품·비주류음료(14.9%)와 음식·숙박(12.8%), 60세 이상은 식료품·비주류음료(21.9%)와 보건(14.3%)에서 지출이 많았다.
  • ▲ 가구 소득5분위별 소비지출.ⓒ통계청
    ▲ 가구 소득5분위별 소비지출.ⓒ통계청
    소득분위별로 살펴보면 저소득층인 1분위(소득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105만8000원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3.3% 늘었다. 반면 고소득층인 5분위(소득상위 20%) 가구는 421만원으로 0.3% 줄었다. 2분위(163만7000원·-2.8%)와 3분위(220만2000원·-6.3%), 4분위(289만3000원·-3.7%)도 감소했다.

    지출항목을 보면 1~4분위 가구는 식료품·비주류음료가 가장 많았다. 반면 5분위는 자동차 구매 등으로 교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지출격차는 3.97배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에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했는데도 2019년 4.1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교육 분야 소비지출은 1분위가 1만6000원인 데 비해 5분위는 40만3000원으로 차이가 25.2배에 달했다. 다만 여기에는 분위별 가구 특성이 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1분위는 평균 가구원 수가 1.44명이고 가구주 나이가 62.3세인 반면 5분위는 가구원 수가 3.35명으로 1.91명 더 많고, 가구주 나이도 50.2세로 12.1세 어렸다.
  • ▲ 소비.ⓒ연합뉴스
    ▲ 소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