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가격 2~3배 급증 중고사이트에선 웃돈 붙여 판매비트코인 열풍에 단기적 가격 인하 어려워반도체 품귀 현상 전자업계로 확산 우려
  • ▲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 시리즈 GPU를 탑재한 ASUS 고성능 게이밍 데스크톱.ⓒASUS
    ▲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 시리즈 GPU를 탑재한 ASUS 고성능 게이밍 데스크톱.ⓒASUS
    전 세계적인 암호화폐(가상화폐) 광풍으로 그래픽카드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급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래픽카드를 모아 암호화폐를 채굴하려는 참가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일반 소비자들의 PC 구매에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암호화폐 채굴 대란으로 인해 그래픽카드 가격이 급등한 것은 물론이고 제품을 찾기도 힘든 실정이다. 

    가격 비교 전문 플랫폼 다나와 등 오픈마켓에 올라온 그래픽카드 시세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2~3배 가량 치솟은 상태다. 제조사별로 가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99만9000원에 불과했던 RTX3080의 경우 오픈마켓에서 200만원 중반대 가격으로 올라와 있으며 RTX3070은 150만원에 거래 중이다. RTX3070은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최저 6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던 제품이다. 

    그럼에도 그래픽카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귀하신 몸'이다. 그러다 보니 중고거래 사이트에 나온 제품 가격이 판매가를 뛰어넘는 현상까지 연출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높아진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과 누구나 손쉽게 채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빚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채굴은 모든 참여자가 블록을 나눠 가진 후 블록 내에 들어 있는 암호를 풀면 암호화폐로 일정한 보상을 주는 것으로 암호를 많이 해독할수록 많은 암호화폐를 얻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암호를 풀어 가상화폐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라이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이 방식을 채택해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가 단순 거래가 아닌 투기의 대상으로 변질되면서 고성능의 장비를 통해 채굴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그래픽카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가격이 급등한 점도 채굴 열풍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암호화페 시장은 지난 2018년 투기로 판단한 글로벌 각국의 규제 발표와 회의론이 맞물리면서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지난 2월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언급하면서 다시 상승세로 타기 시작하며 연일 신기록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의하면 시총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은 8천만원선을 보이고 있으며 비트코인에 이어 가상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300만원대를 기록하며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국내 전자업계 업계 역시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촉발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전자업계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노트북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관련 부품의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당장 큰 문제는 없겠지만 제품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