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남양유업 식품광고법 위반 고발… 거래소, 주가조작 검토 동물실험도 안 거치고 ‘항바이러스 효과’ 발표 논란 남양유업 발표 나흘 전부터 주가 상승 등 의혹
  • ▲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개최된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남양유업
    ▲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개최된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남양유업
    최근 남양유업이 자사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를 억제한다는 발표를 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과 경찰서 고발조치를 하고 한국거래소는 주가조작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실시한다. 

    앞서 남양유업은 13일 개최된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발효유가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시키고,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도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곧바로 질병관리청과 감염병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낭설’이라고 맞섰다. 

    대규모 임상이 진행되는 코로나 치료제 효과 입증도 어려운 상황인데 발효유로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은 불가능하다는 기본적인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편의점과 마트에서는 불가리스 제품 판매량이 급증했고 남양유업 주가는 급등했다.

    이에 식약처는 남양유업과 관련한 조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남양유업이 연구에 불가리스 제품과 연구비 등을 지원한 점, 심포지엄의 임차료를 지급한 점 등을 토대로 회사 측이 순수 학술 목적이 아닌 자사 홍보 목적의 발표를 했다고 보고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남양유업 홍보전략실은 지난 9일 ‘불가리스, 감기 인플루엔자(H1N1) 및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 확인’ 등 문구를 담은 홍보지를 30개 언론사에 배포하며 심포지엄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특히 이 발표가 동물시험이나 임상시험 등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발표된 내용은 불가리스 7개 제품 중 1개 제품에 대한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세포시험을 한 연구 결과인데도, 마치 불가리스 제품 전체에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처럼 제품명을 특정했다고 식약처는 지적했다.

    식약처 측은 “국민들께서 이러한 허위·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한다”며 “앞으로도 건전한 식품 거래 질서를 훼손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부당 광고 행위는 적극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남양유업 발표에 앞서 주가주작이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실시 중이다.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가 쟁점이다. 

    자본시장법상 남양유업 관계자들이 미공개정보를 호재로 보고 매매했는지, 그럴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부실 정보를 제공해 오인하게 한 부정거래(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별다른 호재가 없는데도 발표 나흘 전부터 남양유업 주가가 오른 부분이 가장 큰 의혹으로 꼽히고 있다. 

    남양유업 주가는 발표 당일인 13일 10% 이상 급등해 52주 고점(48만9000원)을 찍었다가 오늘(16일) 오전 10시15분 기준 33만1000원으로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