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융망 통한 일평균 원화자금 결제금액 423.6조, 전년比 14.5%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논란에 대해 화폐가 아닌 가상자산으로 정의스테이블코인, 아직 위험하기 때문에 규제 및 감시 강화 필요
  • ▲ 배준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020년 지급결제보고서' 발간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한국은행
    ▲ 배준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020년 지급결제보고서' 발간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지급결제시장이 확대되면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을 연내에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은 연구 차원이며, 상용화 여부는 미정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가상자산으로 정의하고,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과 다르게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은 '2020년 지급결제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금융망을 통한 일평균 원화자금 결제금액은 423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액결제시스템의 일평균 결제금액은 80조2000억원으로 15.2% 증가했고, 증권결제시스템의 일평균 결제금액도 205조1000억원으로 10.0% 증가했다. CLS시스템을 통한 외환동시결제시스템의 일평균 결제금액은 72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지급결제제도는 개인,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들의 금융거래나 경제활동에서 발생하는 지급결제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해주는 금융시스템의 하부구조로 중앙은행, 참여기관, 관련 법규, 지급수단 및 금융시장 인프라 등으로 구성된다. 

    한국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관련 입장을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CBDC 모의실험은 제조, 발행, 유통, 환수 등 과정에서 한은이 맡을 업무에 대해 컨설팅을 받아, 이를 바탕으로 가상환경에서 구현해 업무 프로세스를 확인할 계획”이라며 “한은 시스템이 구축되면 금융기관 등 타기관과의 업무 프로세스도 테스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연구 차원이며, 도입 여부를 단정적으로 말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및 가상자산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상화폐 및 가상자산 정의에 대해 논란이 많지만, 화폐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대부분의 국가와 중앙은행에서 형성되고 있다”며 “한은 역시 비트코인 등을 가상자산으로 보는게 맞다”라고 강조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서도 가상자산으로 정의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의 관련부처 10개기관 회의에 한은이 포함되지 않고 있지만, 기회가 되면 논의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가상자산과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며 “아직 위험이 해소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원칙과 규제, 감시 강화 등이 필요하다”며 “10개기관과 함께 논의할 기회가 있으면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는 2020년 중의 ▲지급결제 환경 변화 ▲지급결제시스템별 결제 동향 ▲한국은행의 지급결제제도 정책 대응 및 감시업무 수행 내용, 향후 정책방향을 담고 있다.

    향후 한은은 지급결제인프라 확충 및 안전성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연차액방식에 따른 신용리스크 축소, 국가 간 지급결제시스템 연계 가능성 대비 등을 위해 RTGS 방식의 신속자금 이체시스템 구축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랍통화기금(AMF)이 구축한 BUNA 등 복수통화 지급결제시스템에 한국 원화가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한은 금융망에 'ISO 20022'를 적용하기 위해 BIS 등 국제기구와의 논의, 참가기관과의 협의 등을 거쳐 구체적인 도입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거래규모 확대가 예상되는 오픈뱅킹 공동망을 차액결제 별도 대상거래로 지정하고, 결제 완결성 보장 대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지급결제 혁신과 발전 촉진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상환경에서의 CBDC 모의실험을 통해 제조, 발행, 유통, 환수, 폐기 등 CBDC 생애주기별 처리업무와 송금, 대금결제 등의 서비스 기능을 실험할 예정이다. 새로운 디지털 신원증명체계인 분산ID의 서비스운용 등에 대한 표준도 개발한다. 디지털 지급수단 이용 확대로 현금 이용에 제약이 발생하지 않도록 ATM 활용방식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모바일 현금카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오프라인 가맹점을 확대하고 온라인 결제기능을 도입한다. CD/ATM 현금입출금 서비스를 모든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한은은 지급결제제도 감시도 강화한다. 한국은행법 등 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한 감시 관련 법제 정비 논의에 적극할 계획이다. 올해 국제기구의 3단계 PPMI 이행평가의 일환으로 진행될 차세대 한은금융망에 대한 사이버복원력 평가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한다. 지급결제시스템 정기평가 시 사이버 리스크 대응현황 및 개선 필요사항을 점검하고, BIS의 사이버 복원력 협력센터의 사이버 공격 대응 모의훈련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