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t급 2100여대 선적 구슬땀13만8800㎡ 출하장 7700여대 빼곡부평 1·2공장과 20분 거리… 물류 최적지트레일블레이저 누적 20만대 수출… 정상화 청신호
  • ▲ 사진 왼쪽부터 이응표 인천내항부두운영(IPOC) 부장, 신재웅 한국GM 물류담당장, 안현진 한국GM 해외물류팀 부장, 이동수 한국GM 해외물류팀 차장 ⓒ한국GM
    ▲ 사진 왼쪽부터 이응표 인천내항부두운영(IPOC) 부장, 신재웅 한국GM 물류담당장, 안현진 한국GM 해외물류팀 부장, 이동수 한국GM 해외물류팀 차장 ⓒ한국GM
    지난달 28일 인천 항동 인천항 5부두.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부지에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등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바닷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이곳 5부두에는 미국 수출을 위한 선적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6만t급 배가 선석에 닿자마자 시작된 작업은 오후 6시까지 숨 쉴 틈조차 없이 진행됐다. 이날 자동차 2100여 대를 선적하기 위해 15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바삐 오가는 차 사이로 무전기를 통해 “다음 반 투입”이라는 작업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5부두는 한국GM이 매달 2만여 대를 수출하는 중요한 거점이다. 이곳은 미국 등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되고 있다. 오가는 배만 해도 한 달에 15척이 넘는다. 약 13만8800㎡(4만2000평) 규모로 평소 트레일블레이저 등을 7700여 대 세워둘 수 있다.

    특히 부평 1·2공장과 차로 20분 거리(약 16.4㎞) 떨어져 있어 지리적으로도 접근성이 좋다. 실제 부평 1공장에서 출발한 탁송차는 물밀듯이 밀려 들어왔다.

    직접 거닐며 본 5부두는 외장 색상, 옵션(선택 사양)별로 생산된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가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을 공유하는 뷰익 앙코르 GX, 앙코르도 눈에 띄었다.

    신재웅 한국GM 물류담당장은 “5부두가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모두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배가 나가는 곳이 수출 항구 기준으로 20개나 되는데, 국가별로 따지면 더 많다”고 소개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최근 누적수출 20만 대를 달성했다. 출시 14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지난달 말까지 20만4000여 대의 선적이 이뤄졌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의 지속 가능성과 경영 정상화를 좌우할 핵심 차종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부평 1공장에 맡겨 생산 중이다.

    이날 트레일블레이저와 뷰익 앙코르 GX 등을 가득 실은 배는 미국 뉴저지주(州) 뉴어크항으로 향하게 된다. 동쪽으로 꼬박 40~55일을 항해해야 한다.

    안현진 한국GM 해외물류팀 부장은 “트레일블레이저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며 “생애 첫차를 사는 젊은 층과 여성에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 담당장은 “영업부서에 따르면 해외 딜러 다수가 당초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분기(1~3월) 미국에서 트레일블레이저는 2만5024대 팔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2위를 기록했다. 뷰익 앙코르 GX는 1만8435대로 5위에 올랐다. 수출 최고 효자인인 셈이다. 트랙스(1만6955대)는 6위였다. 

    안 부장은 “미국으로 가는 선적분은 이틀 동안 작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 ▲ 배에 선적 중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한국GM
    ▲ 배에 선적 중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한국GM
    이 같은 수출 호조는 인천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협력업체인 인천내항부두운영(IPOC)은 트레일블레이저 효과에 영업적자에서 벗어나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신 담당장은 “코로나와 반도체 부족 사태 등 여러 제약이 많음에도 수요가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시장을 빠르게 따라잡는 원동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GM은 본사로부터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다”면서 “특히 지리적 이점, 뛰어난 인프라, 섬세함과 꼼꼼함이 현장에서 큰 장점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GM은 품질관리를 위해 차가 옮겨지는 매 순간 이른바 인수 점검을 한다. 외관 상태와 타이어 등을 꼼꼼하게 살피고, 문제가 있는 경우 부평 1·2공장으로 돌려보낸다.

    신 담당장은 “차를 옮기는 과정은 품질과 직결되기도 한다”며 “여러 번 다른 직원이 점검하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선적 후 차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순간 흠집 등이 발생한다”면서 “부직포를 붙이고 고박(결박)하는 일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GM은 현재 사무직 및 현장직 직원 등 130여 명을 물류담당으로 운영 중에 있다.

    신 담당장은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코로나, 수에즈 운하 사고 등에 주말을 반납하고 일했다”며 “회사의 수출이 잘 돌아가고 있고, 충분히 해낼 힘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 ▲ 배에 선적 중인 뷰익 앙코르 GX ⓒ한국GM
    ▲ 배에 선적 중인 뷰익 앙코르 GX ⓒ한국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