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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몸집 키우기" 상장 앞둔 마켓컬리, 경영 전략 수정

마켓컬리, 상장 앞두고 경영 전략 수정비식품 확대, 전국 배송, 최저가 정책 등연내 몸집 키우기로 미국 상장 도전

입력 2021-05-04 11:11 | 수정 2021-05-04 11:26

▲ ⓒ컬리

마켓컬리가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경영 전략을 수정했다. 최근 비식품 상품 비중을 늘리고 최저가 가격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 지역으로 한정했던 새벽 배송 서비스도 대전·충청권을 시작으로 연내 전국으로 범위를 확대한다.

일각에서는 고급화 전략, 신선식품 등이 강점이었던 마켓컬리가 상장 작업에만 매몰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커머스 시장 판도가 치열해지며 출혈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올해 상장을 앞두고 새로운 경영 전략을 내놨다. 먼저 이달부터 충청권으로 ‘샛별배송’으로 불리는 자사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한다. 

우선 대전과 세종 등을 중심으로 새벽배송의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또 연내 남부권을 포함해 전국으로 새벽배송을 확대한다. 현재 충청권의 배송을 맡을 택배사인 CJ대한통운과 배송 작업을 조율하고 있다. 지난달 김슬아 컬리 대표는 미국 증시에 기업공개(IPO) 의사를 밝히면서 “새벽배송을 수도권 외 지역으로 확대하겠다”고 사업 확장을 시사했다.

여기에 마켓컬리는 비식품 품목을 늘려 전체 상품 가짓수(SKU)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마켓컬리 전체 상품수는 3만 개 정도다. 이 중 약 75%(2만2000개가량)가 식품, 나머지 25%는 주방용품이 대부분을 차자는 비식품군이다. 향후 매출 볼륨을 키우기 위해 비식품군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마켓컬리는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새벽 배송한다'는 차별점을 강조하며 성장해왔다. 그 덕분에 마켓컬리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선별해 판매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며 ‘강남 엄마들의 필수 앱’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문제는 마켓컬리가 고품질 상품을 취급하기 위해 소규모 사업자들의 제품을 가져와 팔다 보니 이용자가 늘수록 물량조달이 힘들어진 데서 발생했다. 원하는 상품을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쿠팡의 로켓프레시나 SSG닷컴의 쓱배송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에 마켓컬리는 여느 온라인몰과 같이 대기업이 제조하는 상품을 판매하며 상품 수를 늘렸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에도 나섰다. 마켓컬리는 과일·채소·정육 등 60여 가지 식품을 1년 내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온라인몰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EDLP(Every Day Low Price)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지난 9일부터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100원딜’과 무료배송 제도도 도입했다.

이렇게 마켓컬리가 전례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유는 당장 상장이 중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슬아 컬리 대표는 쿠팡이 상장한 당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마켓컬리는 쿠팡과 마찬가지로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지속적인 투자 유치로 현재까지 총 누적 투자 유치 금액만 4200억 원에 달한다. 투자금액을 쏟아부은 덕에 몸집은 불어났다. 시장 성장에 따라 2015년 29억 원 수준이었던 연 매출은 2019년 4289억 원으로 크게 뛰었으나, 적자도 매년 늘어 2019년 순손실 975억 원을 기록했다. 결국, 상장이 확실한 해법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쿠팡이 상장으로 5조 원의 실탄 확보에 성공하면서 이커머스 판도가 단번에 바뀔 것이란 위기의식도 짙어졌다. 쿠팡에 끌려다니지 않고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게 김슬아 대표의 판단이다.

현재 쿠팡의 성공적인 증시 입성으로 미국 시장 내 한국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 인지도가 높아져 업계 분위기는 상당히 고조된 상황이다. 업계는 마켓컬리가 미국 증시를 목표로 한다면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기류에 편승해 흑자전환보다 기업가치를 더 끌어올리기 위한 덩치 키우기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러 행보는 상장을 위해 매출 볼륨을 키우려는 것으로 읽힌다. 기업가치를 최대한 불려 IPO에 나서려는 것"이라며 "단기간에 체급을 올릴 수 없으니 비식품 상품수를 늘리고 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지명 기자 summer@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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