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위 증선위 안건 상정 후⋯이르면 이달 내 인가2017년부터 추진한 숙원 사업 우여곡절 끝에 눈앞에자기자본 2배까지 자금조달 가능⋯사업영역 확장해 이익 체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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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 이름으로 제2 도약을 예고한 미래에셋증권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 최초 세전이익 1조원 시대를 연 데 이어 그간 숙원사업이던 발행어음 사업까지 획득함으로써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미래에셋증권 발행어음업 인가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12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심의를 통해 최종 인가 여부가 결정되면, 이달 중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어음업 라이선스를 취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투자은행) 중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해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하는 형식의 1년 미만 단기 금융상품이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자금을 모을 수 있어 주요 수익다각화 수단인 IB 진출을 위한 발판의 계기로 여겨진다. 조달 자금은 기업 대출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할 수 있어 자본력이 필수인 IB 부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사업으로 꼽힌다.
이는 미래에셋증권의 숙원 사업이다. 지난 2017년 7월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착수하면서 사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대해 지난해 5월 공정위가 검찰 고발 없이 시정명령과 과징금만 부과하면서 사업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말 기준 9조3453억원으로 업계 부동의 1위다. 단기금융업 인가 시 약 20조원 수준의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한 셈이다. 현재 초대형 IB 중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뿐이다. 인가 획득 시 미래에셋증권은 네 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된다.
특히 이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은 종합투자계좌(IMA) 시장 확장도 가능해진다. 자기자본 기준 8조원 이상 증권사만 신청할 수 있어 가능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IMA는 고객이 맡긴 원금을 보장하면서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지급할 수 있는 통합계좌로, 자기자본의 2배까지만 발행이 가능한 발행어음과 달리 IMA는 발행 한도 제한이 없다. 증권사가 조달한 자금의 70% 이상을 기업금융에 쓸 수 있는 만큼 더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당국이 지난 2017년 초대형 IB 육성 방안으로 내놓은 사업임에도 아직 사업 인가·시행에 대한 선례가 없어 당장 사업 추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종 결과가 나와야 확실해지겠지만 발행어음업 인가가 난다면 국내외 모험자본 투자 확장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인가 후 사업 전략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단기금융업 진출 사업 확장으로 성장 가속도
미래에셋증권은 단기금융업 진출을 눈앞에 둔만큼 이를 통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발행어음으로 조달된 자금 활용을 통해 IB 부문의 사업 영역이 보다 넓어질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증권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지난 2018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이를 약속한 지 불과 2년 만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으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가 급증한데다 균형 잡힌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해외사업 부문과 자산관리(WM), IB, 트레이딩 등 전 영업 부문에서 고르게 성과를 냈다.
특히 해외사업 부문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해외법인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7.5% 증가한 201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20%에 달한다. 영업이익 2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증권사 최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올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136.3% 증가한 2631억원이다. 역대급 실적을 올린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36% 늘어난 수치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물론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티테크놀로지 등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이 급증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시장은 미래에세증권의 향후 성장세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 목표주가를 기존 1만2000원에서 1만3400원으로 올려잡았다. 키움증권도 1만3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내 발행어음 비즈니스의 개시가 기대되면서 자금 조달구조 개선 및 이익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