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발전기금 14년간 내왔지만 작년 기금 못내자 "지원 못해"극장업계, 한목소리 긴급회견 "지원책 마련 촉구"각종 재난 지원서도 소외… "개봉지원금, 음식물 취식 단계별 완화" 요구
  • ▲ 한국상영관협회를 비롯해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멀티플렉스 4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 각 멀티플렉스 위탁자업주 대표 등은 12일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정상윤 기자
    ▲ 한국상영관협회를 비롯해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멀티플렉스 4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 각 멀티플렉스 위탁자업주 대표 등은 12일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정상윤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사 위기에 몰린 극장업계가 정부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개봉지원금 확대, 영화발전 기금 납부 면제, 임대료 및 금융 지원과 더불어 음식물 취식 완화를 골자로 하는 요구안을 제시했다. 

    한국상영관협회를 비롯해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멀티플렉스 4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 각 멀티플렉스 위탁자업주 대표 등은 12일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의 각종 재난지원에서 영화산업이 철저히 소외되어 왔다며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기적으로는 영화산업을 기간산업으로 보고 과감한 지원예산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은 "극장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지침에 따라 철저한 방역수칙을 준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늘 지원에서 배제되어 왔다"며 "극장업은 모든 산업을 통틀어 보더라도 손꼽히는 피해업종임에도 정부의 지원책은 상당히 제한적이고 일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영화산업 지원을 위해 사용된 재원은 영화 티켓값의 3%를 모아 조성한 영화발전기금을 전용해 마련한 것"이라며 "당연히 극장을 포함한 영화업계 구제를 위해 쓰여져야 하는 돈임에도 정부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제약을 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영화산업을 방치하면 제2의 기생충, 제2의 봉준호, 제2의 윤여정을 기대할 수 없다"며 "즉시 과감히 영화발전기금을 전용해 코로나 극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이 12일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이 12일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정상윤 기자
    실제 영화산업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존폐 위기에 놓여있다. 지난해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 

    이에 영화관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철저한 방역 조치로 극장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무급휴직, 운영시간 축소, 일부 지점 휴업 및 폐점 등 필사적인 자구책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적자가 지속 누적되는 상황이고 일부 영화관은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정부의 각종 재난 지원 정책이 이어졌지만 영화관업계가 여기에서 제외되며 자구책 운영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입장이다. 업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해결책은 ▲영화시장 정상화를 위해 배급사들의 영화개봉을 독려할 수 있는 '개봉지원금' 및 관객들의 문화생활 확대를 위한 '입장료 할인권' 지원 ▲2021년 영화발전기금 납부 전면 면제 ▲피해 극장들에 실효성 있는 금융 지원 ▲단계별 음식물 취식 완화 등이다.

    이 회장은 호소문에서 "영화시장이 정상화되려면 영화가 개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극장사들은 2월부터 관객 1인당 1000원의 개봉지원금을 배급사에 지급하고 있으나 한계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화발전기금 납부 면제는 극장은 물론 영화업계 전체의 생존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며 "음식물 취식에 대한 지나친 제한으로 극장은 기피시설로 낙인찍혔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또한 정부는 영화업계 지원을 위해 70억원 수준의 재정적 지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영화발전기금을 모두 납부해야만 지원을 집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으로 큰폭의 적자를 낸 만큼 기금 납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협회는 2007년부터 시작돼 14년간 거둬들인 영화발전기금이 5000억원을 넘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실상 그간 영화발전기금이 영화관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임헌정 CGV 대구칠곡점 대표는 "매출이 엄청 큰 폭으로 떨어졌고, 임대료와 관리비 등을 부담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영화발전기금을 낼 돈이 없다"며 "영화발전기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