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저신용자①] 1분기 가계빚 1765조당국, 대출 증가율 5% 관리목표 달성 요원업종별 '관리'로 풍선효과…한계차주 벼랑끝
  • 정부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6%대로 억누르기 위한 가계부채 관리에 본격 착수했다. 은행, 저축은행 등 각 업권에 월별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특히 시중은행에 보낸 공문에는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한 목표치가 포함돼 가계대출은 줄이면서 동시에 중금리 대출은 늘려야하는 이중고를 떠안게 됐다. 

    ◆ 가계대출 목표치 수정안 제출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중순 각 은행에는 가계대출관리 방안에 대한 보완 공문이 내려갔다. 일부 은행들이 연초에 제출한 가계대출 관리계획의 목표치를 뛰어 넘자 금융감독원은 이에 제동을 걸고 수정 목표치를 요구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든 은행들이 수정 목표치를 제출했다"면서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점검 차원서 이뤄진 것"이라 밝혔다. 

    동시에 중금리 대출 목표치도 새롭게 제출했다. 당국의 중금리 대출 제도 개선 방안에 따라 중·저신용층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목표치를 낸 것이다. 이로써 은행들은 가계대출은 억제하면서 동시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은 확대해야 하는 숙제를 받게 됐다. 

    당국은 중금리 대출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예외로 두겠다는 입장이나 은행권에서는 부실 우려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기류가 강하다. 

    ◆ 사상 최대 가계빚… '통제'땐 풍선효과 반복 

    최근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는 사상 최대의 '가계빚'에서 비롯됐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올 1분기 가계신용(잠정치)에 따르면 3월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765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말에 비해 153조6000억원(9.5%)나 늘었다. 

    가계신용은 은행·보험 등 전 금융기관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사용액(판매신용)까지 모두 포함된 가계빚을 뜻한다.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 등 빚을 내서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결과다. 특히 가계 빚의 폭발적 증가는 국내총생산(1924조원)에 육박해 가계의 차입금 상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대출 축소를 위해 한도를 소진한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판매를 중단하고 우대금리를 조정하는 식으로 관리를 진행해왔다. 

    이러한 규제 강화에 대한 풍선효과로 2금융 대출이 크게 늘어 금융소비자들의 이자 부담만 늘고 한계차주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분기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및 기타대출 규모가 전분기말 대비 2조원 감소한 반면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담대는 전분기 대비 1조6000억원이 늘었다. 또 보험·여신 등의 주담대 역시 3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업종별로 가계부채를 한 쪽 억제하면 다른 한 쪽으로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면서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의 가격 상승으로 빚의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