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금융사 회장 연임 차단' 법 발의 무산박용진 의원이 재추진, 금융권 노조도 합세CEO 임기제한‧임원 겸직 불가, 금융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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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금융지주 회장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또 추진한다. 지난해에 이은 두번째 임기제한 법제화 시도로 전보다 더 강화된 법안이라는 평가다.금융회사 대표의 장기집권으로 인한 폐해를 막겠다는 의도지만 민간 금융사 수장의 임기까지 법으로 규정하는 건 지나친 경영간섭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1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지주 대표이사의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대표발의를 준비 중이다.이번 법안은 금융권 노동조합(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사무금융노조)과 머리를 맞대 만들었다.금융노조 관계자는 “현행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는 금융지주회사의 회장 임기에 대한 법령상 제한이 없어 장기재직에 따른 권한의 집중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회장 임기 제한은 강력한 권력 견제장치가 될 것”이라며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개정안은 ▲제2장 제7조(임원의 자격요건)을 ‘제7조(임원의 자격요건 등)’으로 변경 ▲제5조의2 ‘금융지주회사의 대표이사는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으며, 총 임기는 6년을 초과할 수 없다’ 신설 ▲‘제10조(겸직 허용) 제2항 제4호 삭제’ 등의 내용을 담았다.이미 지난해 9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를 최장 9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발의를 주도한 바 있다.개정안은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조항'을 신설하고, 그 기간을 원칙적으로 6년으로 하되 최장 9년으로 제한하는 게 골자다.대형 금융지주 회장들은 보통 이사회로부터 '3년'의 임기를 부여받는데 3연임을 막겠다는 취지다. 다만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있을 경우 최장 9년까지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그러나 법안 발의 준비단계에서부터 금융권 반발이 심해 국회 문턱도 밟지 못했다.이런 상황에서 여당 주도로 전보다 더 강력한 법안이 추진되는 것이다.박용진 의원이 발의하는 법안이 통과하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회장 모두 사실상 첫 적용대상이 된다.4대 금융 회장 모두 한차례에서 최대 4차례 연임한 상태기 때문이다.겸직 제한도 파장이 클 전망이다.현재 은행이나 보험, 증권, 카드사의 CEO나 임원들은 매트릭스 및 원펌(One-Firm) 체계 확립 차원에서 지주 임원을 겸직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를 가로막는 법안이기 때문이다.지주와 자회사 사업의 겸직은 사업부문장을 지원사격하며 계열사 간 협업체계를 공고히 하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 만들어졌다.각 은행들의 부행장급 임원들도 지주의 그룹장을 맡는 경우가 흔하다.금융지주 대부분이 이같은 매트릭스 체제를 안착시키는 상황에서 겸직이 제한될 경우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금융권은 강력히 반발한다. 민간 금융사 CEO 임기제한은 이사회가 경영성과 등을 반영해 독립적으로 결정해야 하는데 이같은 경영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또 CEO의 장기집권은 중‧장기적 경영전략을 통한 그룹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주장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사에는 10년 넘게 CEO를 유지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CEO 임기제한은 금융사 독립성과 자율성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경영개입”이라며 “경영자가 경영을 잘하면 주주들의 지지를 받아 장기집권할 수도 있는 것인데 법으로 CEO 임기를 제한하면 주식회사로서의 주주 권리를 침해하는 경영 간섭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