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회복세 뚜렷…올해 4.0% 이상 성장할 수도 1차 백신접종 1000만명 돌파…경제활동 제약 줄어박종석 부총재보 "한 두번 금리 올려도 긴축 아냐"
  • ▲ 이주열 한은 총재 ⓒ한국은행
    ▲ 이주열 한은 총재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한국은행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서 "연내 금리인상 여부는 경제상황에 달렸다"고 밝힌 것보다 진일보한 표현이다. 이로써 올 하반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굳어지는 분위기다. 

    ◆ 통화정책의 질서있는 정상화

    이 총재는 이날 한은이 하반기 역점을 두고 추진할 첫번째 업무로 '통화정책의 질서있는 정상화'를 꼽으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 경제의 견실한 회복세의 지속을 전제로 밝혔으나 1분기 성장률은 지난달 4월 속보치보다 0.1%p 상향된 1.7%를 기록한 상황이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한국경제는 4.0%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총재는 "그간 취해온 확장적 위기대응 정책들은 금융·경제 상황 개선에 맞춰 적절히 조정해 나가는 것은 우리 경제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전개상황, 경기회복의 강도와 지속성,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해 완화정도의 조정 시기와 속도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 했다. 

    ◆ 1차 백신접종 1000만명 돌파  

    이 총재의 이러한 매파적 태세전환에는 코로나19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걷히고 경기 회복세가 선명해진 탓이 크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1000만명을 넘어서며 경제활동의 제약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코로나19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기는 하지만 하반기 우리 경제는 회복세가 좀더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국 경제의 성장세가 강화되면서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지속하고 소비도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했다. 

    또한 1765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금융불안정을 증폭하는 상황이 되면서 금리 정상화를 앞당긴 면도 있다. 

    이 총재는 "부동산, 주식뿐 아니라 암호자산으로까지 차입을 통한 투자가 확대돼 가계부채 누증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 상황"이라며 "대출상환유예 등 코로나19 지원조치가 종료될 경우 다수의 취약차주가 채무상환에 애로를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향후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과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 "시장불안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취해야 한다"고 했다. 

    ◆ 10~11월 금리인상? 연속 올릴수도  

    이 총재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11월 금리 인상을 단행했는데 5개월 전인 창립기념사에서 통화정책조정 가능성을 내보였다. 

    창립 기념사 메시지 활용해 시장에 금리인상 시그널은 보인 셈이다. 당시 기념사에서 이 총재는 "금융불균형이 커질 수 있다", "경기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 운용 여력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긴축정책을 예고했다. 

    한국은행은 하반기 금리인상을 두 차례 단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놨다. 

    전일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2분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표서 "현재 기준금리가 0.50%로 낮은 수준으로 경기와 물가, 금융 안정 상황에서 한두 번 금리를 올린다고 긴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인상때 (가계부채 등) 취약 부문에서 부담이 늘어나는 것들은 다른 방법으로 보완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인 11월에 0.5%p를 올리거나 10월, 11월에 금리를 연속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연내 인상안에 보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오는 8월 수정경제전망까지 살펴본 뒤에야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은이 시장에 금리 인상 시그널은 구체화하고 있으나 금통위 의사록과 8월 수정경제전망서 경제성장률 추가 상향 조정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