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사용료, 전년 대비 25% 수준 인상 추진 충돌과기정통부, 고위급 참석 상생협의체 열어 중재 나서기로
  • CJ ENM이 LG유플러스에서 자사 채널의 송출을 중단(블랙아웃)하겠다고 밝힌 날이 밝았다. IPTV 3사(KT·SK브로드밴드, U+모바일tv)와 CJ ENM의 극적 타협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IPTV 3사와 CJ ENM은 블랙아웃을 막기 위해 협상에 임하고 있다. IPTV 업계 관계자는 “양 측 모두 이용자에게 피해를 주는 블랙아웃은 피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관계자들이 만나 조율 중인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갈등은 CJ ENM이 IPTV 3사에게 프로그램 사용료를 전년 대비 25% 수준으로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IPTV 3사는 CJ ENM의 인상안에 대해 “과도한 프로그램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며 “대형 콘텐츠 사업자의 발목잡기식 행태를 즉시 멈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CJ ENM은 “IPTV가 콘텐츠를 저평가하고 있다”면서 “투자위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갈등은 강호성 CJ ENM 대표의 발언으로 한층 더 심화됐다. 강 대표는 “K콘텐츠가 우수하지만 이를 유지해야 할 시장 구조는 국내 수준에 그친다”며 “프로그램 제작 시 받는 수신료가 3분의 1밖에 되지 않으며, 나머지는 부가 수익에서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IPTV 3사는 “CJ ENM이 자사의 비전을 선포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근거 없는 예시와 수치로 언론과 국민을 현혹하고 K콘텐츠의 성과를 독식하겠다는 발상을 봤다”며 “오직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의 오만과 욕심에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갈등이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CJ ENM이 강수를 뒀다. LG유플러스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U+모바일tv에서 제공 중인 자사 채널의 실시간 방송을 종료할 수 있다고 밝힌 것. 대상 채널은 tvN, Xtvn, 올리브, 엠넷 등 10개 채널이다.

    KT 역시 CJ ENM의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만큼, 향후 KT의 OTT 시즌(Seezn)도 CJ ENM의 실시간 방송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양 측 모두 블랙아웃으로 인해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만큼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블랙아웃을 피할 대안 제시를 기대해 볼만하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와 KT의 시즌(Seezn)은 IPTV로 보지 않는다”며 “OTT와 유사한 서비스로 분류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CJ ENM이 주장하는 콘텐츠값 정상화에 대한 근거가 생겼다.

    일각에서는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과거 과기정통부는 CJ ENM과 딜라이브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개입했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CJ ENM의 인상률을 채택해 인상된 사용료를 지급하라는 중재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이달 말 업계 고위급이 참석하는 상생협의체를 개최해 중재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