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최종안 수용 않기로노조, 쟁의 세부 계획 수립 돌입"빠른 기간 내 쟁의 진행"… 재교섭 여지는 열어놔
  • ▲ 지난달 18일 충남 아산시 탕정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2캠퍼스 앞에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원들이 임금협상 결렬 관련 규탄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지난달 18일 충남 아산시 탕정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2캠퍼스 앞에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원들이 임금협상 결렬 관련 규탄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사측의 최종 임금협상안을 거부하고 쟁의행위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이후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첫 파업 사례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전날 조합 간부와 대의원들이 참여한 연석회의를 진행한 결과 사측이 제시한 2021년 임금협상 최종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지난해 실적호조 등을 근거로 기본인상률 6.8%와 위험수당 현실화, 해외 출장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반면 사측은 비용을 문제로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본인상률 4.5% 외에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삼성디스플레이 노사 임금협상과 관련 노동쟁의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는 이미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파업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달 25일 김정란·이창완 공동위원장과 만나 약 한 시간 면담을 가졌다. 최 사장은 노조 측에 교섭 재개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고, 지난 9일 노사는 임금협상 2차 대표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측은 2차 대표교섭에서도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아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번 교섭 중단으로 쟁의권을 사용하기 위한 준비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조합간부와 대의원이 모여 연석회의를 진행한 결과 회사의 최종제시안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의결했다"며 "시간을 두고 쟁의활동 준비 및 진행 예정이며,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세부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노조의 쟁의활동이 꼭 파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 내에서 파업 사례가 없었던 만큼 삼성디스플레이의 파업이 쉽사리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안을 수정한다면 재교섭에 대해서도 여지는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