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호황 속 5분기 연속 전년比 개선세전지부문 ESS 리콜 비용 반영 불구 실적 증가 눈길연간 영업익 5조 전망… 직전 3년 합산 넘는 '퀀텀점프'
  • ▲ LG화학 여수공장. ⓒ연합뉴스
    ▲ LG화학 여수공장. ⓒ연합뉴스
    LG화학이 29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주춤할 전망이지만, 수익성 개선세는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직전 3년 합산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5조원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퀀텀점프'를 시현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 분석 결과 LG화학은 2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10조7910억원, 영업이익 1조2808억원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2분기 6조9351억원을 저점으로 4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5716억원부터 전년동기대비 개선세가 지속되면서 2분기 연속 1조원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분기 1조4081억원에 비해 9.0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지 부문에서 화재가 발생한 해외 ESS 배터리에 대한 리콜 비용 약 4000억원이 반영되면서다. LG화학은 리콜을 통해 초기 생산된 ESS 셀을 교체하기로 했다. 그러나 영업외이익으로 SK이노베이션 합의금 일부가 연내 반영될 예정으로, 재무적 요인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석유화학 부문은 국제유가 상승에도 제품가격 상승으로 2분기 스프레드 확대가 지속되면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이 기대된다.

    기초소재 부문은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폴리머 계열은 부진했지만, IT 및 가전제품 수요 호조로 ABS·PC 가격이 강세를 보였고,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PVC·가성소다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여수공장 NCC 증설과 PE 증설물량도 상업가동이 시작되면서 실적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첨단소재 부문은 양극재 수요 증가로 인해 1분기에 비해 매출 및 수익성이 모두 개선될 전망이다. 양극재 중국 우시공장 신규 라인 안정화를 통해 에너지솔루션向 공급 확대가 기대된다.

    IT 소재는 TV를 비롯한 전방수요 호조에 따라 기존 제품 물량 증가와 더불어 의료기기 제품 비중 확대로 수익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전지 부문은 충당금 반영 외에 중대형 전지에서도 반도체 공급 부족 이슈로 주요 자동차 고객사들의 판매량이 부진했던 것을 감안하면 LG화학의 출하량 역시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감익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소형 전지는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배터리 매출 감소가 전망되지만, EV 원통형 수요가 지속적으로 견조한만큼 전분기 대비 외형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원통형 증설 또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생명과학 부문은 제미글로 및 유트로핀 등 주요 제품 판매 확대로 1분기에 비해 매출 및 수익성이 모두 확대될 전망이다.
  • ▲ LG가 발표한 '국내 배터리 R&D 생산기술 삼각 허브' 이미지. ⓒLG에너지솔루션
    ▲ LG가 발표한 '국내 배터리 R&D 생산기술 삼각 허브' 이미지. ⓒLG에너지솔루션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42조9675억원, 영업이익 5조18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액은 2015년 20조2065억원 이후 6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사상 최대치가 예상되는 영업이익은 직전 3년 합산 영업이익 4조9123억원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기초소재의 경우 2분기 이후 미국 한파 영향으로 가동 중단됐던 공장의 정상화와 신증설 물량 부담으로 상반기에 비해 에틸렌 업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COTC(Crude Oil to Chemical)설비 확대 등으로 중국이 전 세계 에틸렌 신증설을 견인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주력 제품인 ABS의 증설 압박도 심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총 수요량은 1000만t 수준인데, 하반기에 중국에서만 100만t 설비가 기다리고 있다. 글로벌 수요의 10%에 육박하는 만큼 ABS 시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미국 인프라 투자 집행과 인도, 말레이시아 등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면 락다운되며 경제활동이 중단됐던 지역들의 점진적 산업활동 재개로 건설, 인프라 수요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PVC와 가성소다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기초소재 이익을 일부 방어해줄 것으로 보인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높은 고부가 제품 비중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준, 상대적으로 업황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PVC, 가성소다 등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첨단소재는 편광판 사업 매각 이후 양극재 및 OLED 소재 중심으로 사업 재편이 이뤄짐에 따라 전방수요 확대에 힘입어 외형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니켈 전지 소재를 집중 육성하고 e모빌리티向 경량화 소재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양호한 수익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전지 부문은 하반기 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

    일회성 비용 소멸뿐만 아니라 상반기 중대형 전지 부진을 초래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 숏티지가 2분기를 기점으로 완화되며 자동차 고객사들의 생산 및 중대형 전지 출하 또한 빠르게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자발적 리콜로 셀 디자인 및 품질 컨트롤 체계 강화로 향후 손실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과학은 2분기 중국에 개시한 소아마비 백신 신제품 및 중국 파트너사와의 JV를 통한 매출 확대로 하반기에도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한편 최근 LG는 국내에 2030년까지 10년간 15조원을 투자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배터리 기술과 인재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투자는 국내를 배터리 R&D 및 생산기술 메카로 육성하고 소재의 국산화를 가속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스마트 팩토리 구현을 위한 생산기술 확보 및 생산라인 증설 등에 1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LG화학은 배터리 관련 첨단소재기술 개발 및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현재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고, 전례 없이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의 오늘은 미래 먹거리 주도권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도, K배터리가 글로벌 넘버원 위상을 지킬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