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도 중국에 뒤질세라 디지털화폐 개발 잰걸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CBDC) 개발에 세계 주요국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현금거래가 줄고 암호화폐 시장이 커지면서 기존 통화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디지털달러 도입을 위한 연구보고서를 9월에 공개한다. 또 유럽중앙은행인(EBC)는 디지털 유로화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가장 앞서나가는 쪽은 중국이다. 중국은 오는 2022년부터 인민은행이 발행한 CBDC인 DCEP의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4일(현지시각) "9월 중 연준 차원의 디지털 달러에 대한 보고서가 발표될 것"이라며 "디지털 결제를 점검한 내용이 담기는데 이것이 디지털 달러 발행 진전을 위한 핵심 단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등 다른 나라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개발하더라도 전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상은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며 "디지털 달러가 나오면 암호화폐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5월 연준이 디지털 달러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올 여름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발언했다. 연준은 지금껏 디지털 달러 도입에 서두를 필요 없다는 기조였으나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 상용화에 근접하자 행보가 빨라졌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로 지폐나 동전과는 달리 실물이 아닌 디지털에 존재하는 자산을 뜻한다. 암호화폐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나 가치의 변동성은 없다. 

파월 의장은 암호화폐가 미국서 주요 결제수단이 될 수 없고 결제수단이 되더라도 제도권 내에서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사회는 14일 디지털 유로화 발행 가능성을 준비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공식 착수했다. 2년 간 디지털 유로화 설계를 위한 조사 작업에 들어가는데 유로존 지역서 사용하는 디지털지갑과 같은 형태를 띨 전망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우리의 목표는 디지털 시대에 시민들과 기업들이 가장 안전한 형태의 통화인 중앙은행 통화에 계속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유로화 개발이 빨라졌으나 화폐사용이 줄어든 상황을 반영해 결제수단을 보완, 강화하는 차원이지 대체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도 이달 중으로 CBDC 모의실험 사업자를 선정한다. 용역업체 선정 입찰에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플러스, 카카오 계열사인 그라운드X, SK그룹 산하에 있는 SK C&C가 각각 격돌 중이다. 한은은 이번 모의실험이 도입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나 국내 블록체인 업계 최고 기업이 줄줄이 뛰어들며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