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혼조세를 나타냈다.
2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배럴당 0.16달러 하락(0.22%)한 71.91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0.66달러 내린 71.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0.40달러 오른 74.50달러에 거래됐다.
WTI의 경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다가 5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지만 브렌트유는 5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날 두 유종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한 것은 러시아의 휘발유 수출 금지 가능성 때문이라고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시니어 마켓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러시아 에너지 장관이 지난주 중 국내 휘발유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휘발유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프랑스가 이란의 핵 협상을 위험이 빠트리고 있다고 경고한 점도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에 상승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플린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이에 반해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우려는 WTI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백신과 마스크 의무화 등이 화두로 떠오를 정도다.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 재확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주 34개주에서 신규 감염자 증가 비율이 전주에 비해 50%를 넘겼다.
뉴욕의 경우 델타 변이 유행으로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6월 말에 비해 세 배가 넘는 800여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9월13일까지 모든 시 소속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시 내 교사, 경찰 등까지 포함한 34만명이 그 대상이다.
또한 미국 정부가 국제여행 제한을 유지한다는 소식도 약세 신호로 작용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델타 변이가 미국과 전 세계에서 확산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기존의 여행 제한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19일 영국에 대한 여행경보 등급을 가장 높은 수준인 4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이달 초에는 캐나다, 멕시코와의 국경 폐쇄조치를 다음달 21일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본부장은 "유럽과 미국이 제한 완화에서 크게 후퇴하면 원유 시장에 상당히 비관적인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상승 피로감에 따른 차익 시현 매물이 일부 나오기도 했다. 때문에 WTI는 장 중 한때 2%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로비 프레이저 슈나이더 일렉트릭 리서치 매니저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원유 수요 반등이 억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다만 수요는 여전히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