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주춤… "130조 수주잔고 감안하면 저평가"향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배터리 분사 유리하게 작용정유화학-분리막 사업 여전히 매력적… 신사업 발굴 활발 기대
  •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분사 결정으로 단기적인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배터리 사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고 다양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SK이노베이션 기업 가치에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의 분할을 의결했다. 오는 9월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10월 신설 법인인 SK배터리㈜(가칭)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에 향후 주가를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이 상존하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분사를 신설 배터리 법인의 지분 100%를 소유하는 단순·물적분할 방식을 택하면서 기존 주주들은 배터리 법인의 지분을 가질 수 없다. 때문에 SK이노베이션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지분 가치 희석을 우려하면서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주가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사 계획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지난 7월 1일 이후 SK이노베이션 주가는 20% 가까이 빠진 상황이다. 

     

    그러나 시자에서는 일시적 시장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향후 사업 성장성을 고려하면 SK이노베이션 가치 상승도 상승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LG화학이 앞서 물적분할과 실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 설립 계획을 밝힌 이후 주가가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한 것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잇다. 

     

    증권업계도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등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배터리 분사 공식화로 악재는 이미 반영됐고 최근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가속화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가치는 확대가 예상된다"며 "배터리 부문에 대한 지분율 희석과 할인율 적용 감안하더라도, 정유·화학, 분리막 사업 지분 가치 등을 감안하면 현 주가는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수주잔고 130조원과 2025년 생산능력 200기가와트시(GWh)로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할 것"이라며 "향후 배터리 자회사의 IPO에 따른 부정적 효과를 감안해도 현재 주가는 과도한 저평가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배터리 사업 분사는 불기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이제 막 개화된 만큼 표면적으로 드러난 리스크도 제한적이다. 그나마 화재 위험성이 부각되는 상황인데, 향후 다양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이렇다할 화재 발생은 없지만 향후 배터리 남품이 증가할 경우 안심할 수 없다. 때문에 이를 대비하려면 배터리 사업을 독립법인으로 운영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정유화학 사업이 견조히 버티고 있고 분리막 사업도 성장이 기대되고 있어 SK이노베이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분리막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은 공격적인 증설을 통해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생산능력을 2021년 14억㎡에서 2025년 40억㎡로 확대해 분리막 시장에서 세계 1위의 기업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 역할을 하는 지주사 역할에 역점을 둘 예정이어서 향후 R&D(연구개발) 및 신사업 발굴 등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 총괄사장은 지난달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Story Day)에서 “배터리사업 분할 뒤 지주사 디스카운트(할인)이 강해질 수 있지만 연구개발(R&D), 인수합병 등으로 신규 사업을 발굴해 추가 기업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