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비율 검토보고서 조작 가능성 없어""관련 법에 따라 주가 산정" 진술 일관"삼성물산-제일모직 주가 흐름 정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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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두 회사의 합병 과정에서 삼성 미래전략실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12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의 11차 공판을 진행했다.

    2주 만에 재개된 이날 공판은 전직 삼성증권 부장 이 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씨는 당시 합병TF팀 소속으로, '프로젝트G'를 포함해 다수의 문건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전 삼성증권 팀장 한 모 씨와 함께 일한 인물이다.

    이날 변호인은 반대신문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안진 회계법인의 합병비율 검토보고서가 조작이나 허위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이씨는 "그렇지 않다"며 "대형 회계법인에서 만든 것인데 조작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합병비율 작성 과정에서 미전실에 보고 또는 논의를 했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일축했다.

    검찰은 삼성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서 회계 장부를 조작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삼성바이오의 회사 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해 제일모직의 주가를 올리는 방식으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을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했다는 것이 검찰 측 주장이다.

    하지만 재판에 출석한 증인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은 관련 법에 따라 주가를 산정했고, 할인할증도 검토되지 않았다는 점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이씨는 합병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 흐름도 정상적이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앞선 신문과정에서도 삼성물산의 경우 해외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으로 주가 기폭제를 찾기 어려워 주가가 떨어지는 추세이며, 주가 방향성으로 봤을 때 이같은 추세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실제 삼성물산은 해외 매각 프로젝트 대해 2015년 하반기 97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우려하던 해외 프로젝트 불확실성이 실제로 발생한 것이다.

    이씨는 당시 시장도 삼성물산 주가 부진이 2015년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회상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두 회사의 주가에 대해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특별한 상황도 없었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삼성물산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시가와 30% 괴리있는 안진의 중간 가치평가 추정치를 제시하면서 할증을 주장하면 합리적 근거가 없어 당사자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