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사건 환경 대참사… ESG 반면교사 삼아야""기업가치, 이윤창출에서 정도경영·사회적 책임으로 옮겨가""정부, 광고·제품판매 허가 등 철저히 감독해야"세종대 김대종 교수 한국경영학회 논문 발표
  • ▲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연합뉴스
    ▲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연합뉴스
    올해 민관을 통틀어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 앞으로 중소기업도 ESG를 지키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가 나와 주목된다. 앞으로는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술경쟁력 못지않게 ESG 경영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세종대 경영학부 김대종 교수는 지난 16~18일 한국경영학회와 중소기업학회 등이 공동 개최한 제23회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에서 '중소기업 창업과 ESG'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며 "ESG가 부각되기 전까지 기업은 이윤 창출만이 목표였으나 오늘날은 사회적 책임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환경적인 측면에선 세계적인 이상 기후와 기후변화를 주요 의제로 들며 대응방안으로 화석연료 사용 감축과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의 급증을 소개했다.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선 기업의 주요 고객으로서 소비자를 중심에 둔 기업 운영이 중시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배구조 측면에선 기업의 정도·준법경영이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국내 ESG 경영 안착을 위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례로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꼽았다. 김 교수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세계에서 유일한 환경 대참사"라며 "국내에서 1994년부터 2011년까지 판매한 가습기살균제로 1600명이 사망했다. 건강피해자는 67만명이고, 사용자는 전체 인구의 16%인 627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이윤 창출에만 몰두하고 소비자안전 등 사회적 책임을 간과했기에 국민에게 큰 피해를 준 사건"이라며 "SK케미칼은 원료물질을 만든 후 독성검사 등 안전성 확인도 없이 제품을 공급했고, 가장 많이 판매한 옥시를 비롯해 애경·홈플러스·이마트·롯데마트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도 안전성 검사 없이 판매해 이익을 남겼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들은 피해자들에게 진정한 사죄를 하고 배상을 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중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은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를 준수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당해야 한다. 법과 원칙을 지키고 ESG 책임을 다하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정부도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가습기살균제의 경우) 정부는 18년간 가습기살균제 안전성 검사를 한 번도 하지 않고 판매를 허가했다"면서 "환경부·보건복지부·공정거래위원회·산업통상자원부도 광고와 제품판매 등을 허가했으므로 책임이 크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는 기업에 대해선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 김대종 교수.ⓒ세종대
    ▲ 김대종 교수.ⓒ세종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