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균 구청장 "추가 임대주택 건립 웬말"매각 절차 또다시 주춤, 주민 반발 예고마포 서부면허시험장案 무산 사태 재현되나
  • ▲ 대한항공 송현동부지 ⓒ 서울시
    ▲ 대한항공 송현동부지 ⓒ 서울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이 또 다시 암초를 만났다. 서울시, LH가 맞교환 대상으로 옛 서울의료원 부지를 선정한 것에 강남구가 반대 의견을 표하면서다. 관련 작업은 지역 여론 등을 의식해 더뎌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는 옛 서울의료원 터를 송현동 부지와 맞교환하는 서울시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정순균 구청장은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의 부지 교환 계획은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의 취지나 강남의 미래 발전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강남구는 8·4 대책에서 발표한 공공주택 3000호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추가 임대주택을 조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LH는 시 소유 부지 중 임대주택 건립이 가능한 곳을 맞교환 대상으로 고려해왔다.

    송현동 부지 매각은 3자 간 거래로 이뤄진다. 대한항공은 서울시에 땅을 팔고, 매매대금은 LH가 지급한다. 대신 서울시는 LH에 시유지를 대체토지로 제공하기로 했다.

    올해 초부터 미뤄지던 작업은 최근에서야 속도를 내는 듯 했다. 서울의료원 부지를 교환 대상으로 정하고 서울시와 대한항공이 정한 감정평가사에 보상가 책정을 의뢰하려던 참이었다.

    올 상반기에는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부지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다 무산됐다. LH 임대주택 건립에 인근 주민들이 항의 집회를 열고, 지역 시의원이 함께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강남구에서도 같은 흐름이 예상된다. 주민과 지역 정치권이 서울시 계획에 반대 운동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앞선 마포구 사례처럼 무산될 수 있으며, 현실화 될 경우 제3의 대체 토지를 물색해야한다.

    가장 곤혹스러운 쪽은 대한항공이다. 연내 5000억 안팎의 매각대금을 받아 추가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지역 주민들이 앞선 마포 사례처럼 반대를 지속할 경우 관련 작업이 또다시 더뎌질 수 있다”면서 “LH 측이 임대주택 건립이 가능한 시유지를 조건으로 하고 있어 교환 부지 선정 자체가 매우 까다로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