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전기차 20만대 돌파보급 속도 못 따라가는 인프라 아쉬워주행거리-자율주행도 눈높이에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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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 테슬라 ‘모델Y’ 등 올해 다양한 전기차 신차가 쏟아지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지만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기차 시대로 변화하면서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자동차 업체들의 성패를 판가름할 요소라는 전망도 나온다.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는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통계자료를 보면 2018년까지 전기차 보급대수는 5만5843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9년 3만5080대, 2020년에는 4만5000대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까지 누적 보급대수는 13만5000대까지 확대됐다.올해 환경부의 전기차 보급대수 목표가 10만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에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는 2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게다가 전체 승용차 판매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올해 1~8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4만1344대로 전년동기(1만8920대)보가 118.5%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판매된 전체 승용차 중 전기차 비중은 29.8%로 작년 19.8%보다 10%p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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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실제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국내 공영충전기 누적대수는 2018년 2만7352기에서 2019년 4만4792대, 2020년 6만3000대 수준까지 증가했다. 이 중 급속충전기는 1만대, 완속충전기는 5만3000대 정도다.올해는 완속충전기 3만기, 급속충전기 2800여기, 초급속충전기 123개 이상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기차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충전 불편이 해소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또한 아파트, 대형마트, 주유소, 고속도로 휴게소 등 접근성이 좋은 장소 중심으로 충전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은 “올해를 ‘전기차의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기차들이 대거 출시되고 있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충전기의 수가 부족한 점도 있지만 비공용으로 사용이 제한되거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해있거나 고장이 나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편, 전기차 시대로 변화할수록 자율주행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1’에서 내연기관차 퇴출을 앞둔 자동차 업계의 진정한 ‘게임체인저’는 전기차가 아니라 자율주행차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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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CEO는 “자율주행은 과거 경험해본 적이 없는 변화를 자동차 업계에 가져올 것”이라면서 “이에 비해 전기차로의 전환은 비교적 쉬운 일”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이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 AI’를 인수한 것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31일 아이오닉5을 기반으로 개발한 로보택시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택시 개발을 위해 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인 모셔널(Motional)을 설립했고 차량에 공동개발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했다.로보택시에는 30여개의 자율주행 센서가 장착됐다. 센서는 차량의 360도 전방위 상황 및 장애물을 인식하고, 고해상도로 주변 이미지를 측정해 공간 정보를 습득하고 최대 300m 초장거리에 위치한 도로 상황까지 감지한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율주행 센서 기술은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및 신뢰성과 직결된다”면서 “로보택시를 통해 자동차를 경험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테슬라는 지난달 AI 데이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의 핵심인 ‘슈퍼컴퓨터 도조(Dojo)’와 여기에 사용될 새로운 칩을 공개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2~3단계로 평가받는 풀셀프 드라이빙(FSD) 기술을 향상시켜 완전 자율주행 단계인 4단계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