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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준의 금융 프리즘] 총량규제 모순에 갇힌 저축은행, 인뱅 공세로 존립 위협

서민에 유동성 공급 취지, 중금리 대출 본연 역할가계부채 관리차원서 총량규제, 대출규제 불가피토스 등 인터넷전문은행, 2%대 금리로 파격예고 늘어나는 저신용자 대출수요, 한쪽으로 쏠림 우려

입력 2021-09-27 09:46 | 수정 2021-09-27 10:03

▲ ⓒ뉴데일리

저축은행들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서민들을 위한 유동성 공급이라는 취지가 총량규제라는 모순에 부딪혀 제한되고 있어서다. 설상가상으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공격적인 대출을 예고하고 있어 상황은 악화될 전망이다.   

상반기에 실적 호조로 웃음이 끊이지 않던 저축은행들은 최근 기류가 바뀌고 있다. 연말까지 영업활동이 녹록지 않고 실적도 악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력하게 옥죄고 있는 것이 결정적이다. 저축은행은 물론 시중은행, 보험, 카드, 상호금융 등 모든 금융권이 해당된다. 

저축은행들 역시 대출 급증으로 인한 가계부채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알고 있다. 금융당국의 총량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면서도 모순적인 행태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들에게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서 저신용자, 즉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유동성 공급을 독려하고 있다. 대부업이 9월부터 상위 21곳의 프리미어리그로 재편되면서 중금리 대출 수요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총량규제에 따른 대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 옥죄기가 풍선효과로 인해 2금융권에 확산되는 것을 우려해서다. 금융당국이 올해 저축은행들에 요구한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년말 대비 21.1%이다.

결국 연말까지 총량규제 수치를 맞추기 위해 대출 조정이 불가피하다. 이미 수치가 넘은 저축은행들은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기준에 근접한 곳들도 영업활동을 멈추고 소극적인 행보를 할 수 밖에 없다. 

즉, 중금리 대출을 많이 하라고 하면서도 총량규제를 맞추라고 하는 게 금융당국의 모순된 논리다.

저축은행들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동안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중금리 대출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27%, 한도는 2억5000만원이다. 카카오뱅크도 평균금리 4.95%에 5000만원 한도이다. 다음달 출범하는 토스뱅크는 최저 2.76%와 최대 2억7000만원에 해당하는 신용대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시중은행들이 3%대의 금리와 연소득 내에서 신용대출이 이뤄지는 것에 비하면 파격적이다.

저축은행들을 상대로도 위협적인 수준이다. SBI저축은행은 최저 5.9%에 한도는 1억5000만원이다. OK저축은행은 최저 5.9%에 한도는 1억원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최저 6.9% 금리에 최대한도는 1억5000만원이다. 웰컴저축은행은 5.9%에 최대 1억원이며, JT저축은행은 최저 9.9%에 최대한도는 1억원이다.

저축은행들이 최저 5.9~9.9%의 대출금리를 제공하는 것과 비교해도 토스뱅크의 2%대 금리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대출한도도 최소 1억원 이상 차이가 있다.

저축은행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파상 공세로 중금리 대출 수요를 상당수 빼앗길 경우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그동안 '저축은행=중금리 대출'이라는 이미지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더이상 해당 등식이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금융당국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저축은행들이 시장을 유지하면서 서민들에게 적절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말이다.

문득 베스, 블루길, 황소개구리, 뉴트리아 등 외래종 유입으로 토종 생태계가 파괴된 일이 떠오른다. 생태계가 다시 복원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적절한 규제 및 관리의 묘미를 보여줘야 할 때다. 시장이 왜곡되지 않고 균형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새로 취임한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신의 한 수'를 기대해 본다.

이대준 기자 ppoki99@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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