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최근 가파른 부동산 오름세가 꺾였다"추석연휴 지나고 2주 만에 집값 상승폭 커져일시적인 거래 지표로 정부의 섣부른 판단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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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가파른 부동산 오름세가 꺾였다"고 말했지만 이를 비웃듯 전국 집값 상승폭이 다시 커졌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진단과 처방이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잘못된 대책이 반복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8% 상승했다. 전주인 9월 4주(0.24%)보다 오름폭이 0.04%p 높아졌다.
서울(0.19%)을 비롯한 수도권(0.34%)은 전주와 같았지만 지방 아파트 값은 한주 동안 0.22% 올라 전주(0.16%)보다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한편 지난 5일 홍 부총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부동산의 가파른 오름세가 일단은 주춤하면서 꺾였다고 판단한다"며 "9월 말 3∼4개 지표는 그렇게 (꺾인 것으로) 보여서 조심스럽지만 오름세 심리가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후덕 기재위원장이 꺾였다는 3개 지표가 무엇인지 묻자 홍 부총리는 ▲9월 셋째주 수도권과 서울 부동산 가격상승 폭이 내려온 점 ▲주택 매매수급지수가 하락한 점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상 주택가격전망이 9월 하락한 점 등을 거론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가계대출 제한과 주택가격 상승 피로감 등으로 거래는 주춤하지만 대장주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가 최근 4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일 같은 평형이 42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지 며칠만에 다시 최고가를 쓴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여전히 시장의 움직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말 추석연휴로 인한 거래감소와 지나친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잠시 주춤할 뿐 집값이 다시 불붙을 요인이 많은데 섣불리 안정화됐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의 아파트값은 상승률이 주춤해진 것이지 조정이나 하락의 기미가 보인다고 해석하기 어렵다"면서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전셋값 때문이라도 아파트값이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일시적인 지수의 변화로 전체 추세를 속단해서는 안 된다"며 "전국적으로 집값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집값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어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