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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추가대책이 2금융권 중에서도 카드사에 직격탄이 됐다. 카드업계에 집중된 대출 규제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신용판매 적자에 시달리던 상황에서 카드론까지 막힐 경우 수익 창출이 막막해서다. 무엇보다 카드론을 이용하는 실수요자들이 자금을 빌릴 길이 좁아져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당국이 26일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이고 강력한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2금융권 중에서도 카드사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이번 추가 대책에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가 핵심으로 꼽힌다.
우선 차주단위 DSR 확대 계획을 조기에 시행하기로 했다. 내년 7월로 예정이던 DSR 2단계는 내년 1월로, 2023년 7월 예정이던 DSR 3단계는 내년 7월부터 각각 6개월씩 앞당겨 시행한다.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카드론이 해당된다. 특히 카드론의 경우 내년 7월로 유예됐던 것이 내년 1월로 조기에 적용, 차주단위 DSR에 포함된다.
2금융권의 DSR 규제 기준도 강화된다.
현행 차주단위 DSR은 은행권 40%, 2금융권 60%로 차등 적용됐다. 하지만 2금융권 기준을 60%에서 50%로 하향 조정했다. 세부적으로 보험은 70%에서 50%로, 상호금융은 160%에서 110%로, 카드는 60%에서 50%로, 캐피탈은 90%에서 65%로, 저축은행은 90%에서 65%로 각각 조정된다. 은행은 40%가 그대로 적용된다.
DSR 계산시 적용되는 만기를 기존 '최대만기'에서 '평균만기'로 축소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7년에서 5년으로, 非주택담보대출은 10년에서 8년으로 줄어든다. 카드론을 오래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기를 축소한 것이다.
또 카드론 동반부실 차단을 위해 다중채무자에 대한 카드론 취급 제한 또는 한도감액의 최소기준을 가이드로 마련해 내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다중채무자는 5개 이상 카드론 취급을 제한하고, 다중채무에 따른 이용한도를 차등 적용하게 된다.
이외에도 상호금융권 비조합원 대출관리를 위한 예대율 정비해 내년 7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예대율 산정시 조합원 및 비조합원 대출가중치를 차등화하는 것이다.
이처럼 2금융권, 특히 카드사로 규제가 집중되면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인하되면서 카드론으로 겨우 적자를 만회했는데, 카드론 규제가 강해지면서 취급액 및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민층, 즉 실수요자들이 2금융권에서도 대출 받기가 어려워져 P2P, 대부업, 사금융 등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카드업계 전체로는 카드론 취급액 감소 및 수익성이 악화되고, 低 DSR 차주에 대한 경쟁 심화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카드론 실수요자들이 높아진 대출 문턱에 유동성 확보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2금융권의 규제를 강화한 조치가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풍선효과는 결국 다른 곳에서 또 초래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카드사들만 희생양이 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