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리지 위축에 3Q 순익 전년比 10% 감소…IB·WM 수익은 급증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 예상…영업이익 1조클럽 입성2000억원 자기자본 바탕으로 향후 성장 기반 확대 기대감
  • NH투자증권이 국내 증시 부진에도 증권사 최초로 영업이익 1조클럽에 입성했다. 투자은행(IB) 부문에서 호실적이 브로커리지 실적 하락분을 상쇄하면서 IB 명가로서 자존심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0.39% 줄어든 214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4% 줄었다. 

    이는 증시가 위축되면서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등 우호적이지 못한 시장 환경으로 브로커리지 이익과 운용 수익이 줄어든 탓이다. 3분기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대비 2.8% 하락한 2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NH투자증권의 3분기 브로커리지 수익은 15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4%, 전분기 대비 10.58% 감소했다. 이는 지난 1분기 2105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줄어든 실적은 IB 부문이 일정 부분 만회했다. 3분기 IB 수익은 전년 대비 13.88%, 전분기 대비 18.84% 상승한 927억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ECM 부문에서 크래프톤·에스디바이오센서·롯데렌탈 기업공개(IPO) 인수 등으로 전분기 대비 32.0% 급증한 387억원을 벌어들였다. 

    또한 DCM 부문에서 한온시스템·한국증권금융·한국지역난방공사·SK 등 회사채 인수하며 전분기 대비 13.9% 상승한 464억원의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를 벌었다. 맥쿼리한국인프라·RFHIC 등 유상증자와 홈플러스·세아홀딩스·골프존카운티 등 인수금융 딜도 주요 성과다.

    하반기 주식시장 횡보세가 지속되면서 이로 인한 증권업계 실적 악화가 우려됐지만 NH투자증권은 그간 공들여온 IB 부문 선방으로 자존심을 지킨 모습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 확대로 운용 손익의 가시성이 떨어진 부분은 아쉽다"면서도 "차별화된 역량을 바탕으로 IB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는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자산관리(WM) 부문은 전년 대비 32.67% 급증한 739억원의 수익을 실현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본사운용형랩 잔고가 증대되며 금융판매수수료 수익이 전분기 대비 13.90% 증가한 292억원을 기록했다"면서 "그간 주식 중개에 치우쳤던 자산관리에서 탈피해 고객 개개인에 니즈에 무게를 둠으로써 금융상품 판매수수료 수익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전망…실탄 채워 성장 기대감 UP

    NH투자증권은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은 1조601억원으로 올해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익(7873억원)을 훌쩍 넘긴 수치다.

    최근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NH투자증권은 늘어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할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은 증자금으로 초대형 IB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선 NH투자증권의 향후 실적도 IB 부문이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재개를 통해 향후 실적 기반이 더욱 탄탄하게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NH투자증권은 에스엠상선·지오엘리먼트·지니너스 IPO와 제주항공·삼성중공업·강스바이오텍·현대두산인프라코어·이수페타시스 등의 유상증자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도화물류센터개발사업, NH올원리츠 등 부동산·대체투자 딜도 맡을 예정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업황 둔화에도 IB 강점을 바탕으로 고수익성이 유지되고 있다. 3분기 실적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라며 "추가적인 IPO(기업공개)와 유상증자 딜이 예정돼 있고 해외 PF도 재개되는 양상이기 때문에 향후 거래대금이 감소하더라도 그 영향을 상당분 상쇄해 이익 기반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 여파에도 WM 부문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향후 성장 전망에 기대감을 높인다. 지난해 3분기 557억원이었던 WM 관련 이자수지는 4분기 584억원, 올해 1분기 646억원, 2분기 68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한 데 이어 올 3분기 700억원대에 진입했다. 

    NH투자증권은 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 중심의 프리미어블루와 WM디지털사업부를 통해 고객 자산 확대와 금융상품 판매 수익을 늘리고 있다. 특히 미래 큰손인 MZ세대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해 이들을 겨냥한 디지털 고객자산 관리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압도적인 IB 경쟁력을 바탕으로 리테일 등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