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뛰드 명동 플래그십스토어 철수… 1곳만 남아에스쁘아·랄라블라도 방빼… 올리브영·이니스프리만 버텨외국인 관광객 감소·비대면 소비 트렌드 확산 영향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으로 K뷰티의 격전지인 서울 명동이 흔들리고 있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주요 고객이던 외국인 관광객이 끊기면서 화장품 매장이 명동에서 사라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는 지난 15일부로 명동점 플래그십스토어 문을 닫았다. 눈스퀘어 건너편, 명동길 초입에 위치한 이 곳은 3층 규모로 지난 2017년 오픈한 바 있다. 에뛰드 제품 구매는 물론 퍼스널 컬러 스튜디오 서비스 등 선보이며 안테나숍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번 철수로 에뛰드는 명동에서 1곳을 운영 중이다. 미조호텔 건물에 위치한 매장 마저도 월요일과 수요일은 휴무로 문을 닫는다. 

    아모레퍼시픽의 에스쁘아도 지난달 명동 유네스코점 접었다. 한때 명동역, 명동 중앙점, 유네스코점까지 3곳까지 확장했지만 전부 사라졌다.

    대형매장 전략을 고수해온 H&B스토어 마저 힘을 못쓰는 분위기다. GS리테일의 H&B스토어 랄라블라는 지난달 명동중앙점을 닫았다.

    이밖에 네이처리퍼블릭과 미샤는 각각 2곳, 토니모리는 1곳만 운영 중이다. 잇스츠킨은 장기휴점 상태다. 그나마 올리브영과 이니스프리가 각각 5곳, 4곳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명동은 K뷰티 격전지로써 화장품 매장이 한 집 건너 한 집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동일 브랜드가 명동 거리에 5~6곳까지 매장을 내는 경우도 있었다. 한때 점포 대형화로 명동 랜드마크로 자리잡기 위해 승부수를 걸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과 함께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으로 상권 지형이 급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명동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30만명에 달했지만 현재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2만여 명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상권별 상가 공실률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3.1%, 서울 지역 공실률은 9.5%로 조사됐다. 그 중 명동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37.3%로 서울 전체 지역은 물론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화장품뿐 아니라 패션업계도 명동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SPA브랜드 에잇세컨즈의 명동본점도 문을 닫았다. H&M의 국내 1호 매장인 명동눈스퀘어점과 유니클로의 간판 매장이었던 명동중앙점도 폐점했다. 이외에도 에이랜드, 후아유 등이 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명동 뿐만 아니라 강남, 홍대 등 주요 상권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 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대형 매장보단 온라인에 힘을 싣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