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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벌써부터 내년 걱정에 암울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한 5387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46.6% 증가한 374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삼성카드도 순이익 4217억원으로 전년보다 20.2% 늘어났다.
우리카드도 63.6% 증가한 175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하나카드도 순이익 1990억원으로 73.9% 급증한 실적을 나타냈다.
공통적으로 비용절감을 바탕으로 카드론, 할부금융, 신사업 수익 등이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마냥 웃을수만은 없다. 내달 확정될 가맹정 수수료가 사실상 인하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어서다.
카드사들은 2007년 이후 13차례 조정 과정에서 매번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더 이상 낮출 여력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용판매 부문에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생계가 어려워진 자영업자를 돕기 위한 대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내년 있을 대통령 선거 표심을 얻기 위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힘을 실어줄 수 밖에 없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수수료 0.1% 인하시 카드사 합산 영업이익 손실액은 5200억원, 0.15% 인하시 9200억원, 0.2% 인하시 1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수수료 인하가 확정되면 당장 내년부터 3년간 적용돼 이를 감내하려면 적잖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신용판매 적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또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과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추가 대책을 발표한 것도 악재로 꼽힌다.
카드론의 경우 내년 7월로 유예됐던 것이 내년 1월로 조기에 적용, 차주단위 DSR에 포함됐다. 차주단위 DSR이 현행 60%에서 50%로 하향 조정되면서 규제기준도 강화됐다. DSR 계산시 적용되는 만기를 기존 '최대만기'에서 '평균만기'로 축소한 것도 부담이다. 카드론 동반부실 차단을 위해 다중채무자에 대한 카드론 취급 제한 및 한도가 감액된다.
결국 카드사들의 카드론 대출규제가 꽉 조여지면서 취급액 및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드사들은 내년 실적에 대한 우려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DSR 규제 강화는 수익성 측면에서 악재”라며 “내년에는 비용절감을 통한 마른 수건 짜기가 카드사들의 공통적인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