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텐, 작년 매출 3340억원 전년比 30%↑공격적 매장 확대·초저가 전략 주효유니클로와 매출 1000억원 차이…1위 경쟁 본격화
  • ▲ ⓒ탑텐
    ▲ ⓒ탑텐
    제조·직매형 의류(패스트패션·SPA) 업계 지각변동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일본 불매 운동 여파로 유니클로가 주춤하는 사이 토종 SPA브랜드 신성통상의 탑텐이 그 빈자리를 파고 들며 약진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탑텐의 지난해 회계연도(2020년 7월~2021년 6월) 매출은 4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40억원보다 30% 증가했다. 경기 침체와 해외 브랜드에 밀려 패션 시장이 업황 부진을 겪는 가운데 보기 드문 성장세다.

    이에 힘입어 신성통상은 올해 탑텐 브랜드 매출 목표를 5500억원으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탑텐은 유니클로가 2019년 7월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입는 가운데 애국 마케팅을 통해 반사이익을 누렸다. 여기에 초저가 전략과 오프라인 매장 출점 전략을 통해 수익성 모두 빠른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탑텐은 기획부터 생산, 유통, 판매 등을 모두 도맡으면서 거품을 뺀 가격으로 옷을 만들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의류 OEM(주문자 상표 부착생산)으로 수출 사업을 장기간 해온 신성통상은 수출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 여기에 해외 현지공장을 통해 해외 생산 비중을 확대해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 ▲ ⓒ유니클로
    ▲ ⓒ유니클로
    또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공격적인 매장 확장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매장 수도 2019년 269개에서 지난해 425개, 올해 430여개를 운영 중이다.

    또한 탑텐키즈의 유아동복시장에서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지난해 1100억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목표로 잡은 15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 "탑텐이 2년간 국내 최정상급의 SPA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주요 경쟁사인 유니클로가 2019년도 7월부터 야기된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국내 반일감정 고조로 매출이 급감했지만 탑텐은 반대급부로 수혜를 입으면서 국내 대표 SPA 브랜드로 발돋음 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니클로는 2005년 한국에 진출한 뒤 15년간 매출 1조원, 연간 영업이익 2000억원대를 유지하며 국내 SPA 시장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유니클로는 2019년부터 실적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 지난해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매출은 574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명동중앙점과 강남점, 홍대점 등 주요 거점 매장을 줄줄이 폐점하기도 했다. 2019년 말 기준 187개였던 국내 매장 수는 현재 130여개로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조를 유지한다면 탑텐이 유니클로의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매출차가 1000억원대로 좁혀졌다"면서 "저마다의 경쟁력과 강점을 내세워 1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