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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올해 3분기까지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4분기부터 영업여건 악화가 예상되면서 벌써부터 시름이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의 3분기 누적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우선 생보사에서는 삼성생명이 1조2938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한화생명은 전년보다 46.7% 증가한 353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동양생명도 2498억원으로 전년보다 131.5% 급증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 출범한 신한라이프도 전년보다 4.5% 증가한 401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금리상승에 따른 운용자산 이익률 증가가 큰 몫을 차지했다.
손보사 역시 상승세다. KB손보는 전년 대비 77.2% 증가한 265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롯데손보는 전년보다 48.7% 증가한 105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현대해상은 39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당기순이익 1조222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62.5% 늘어났다. 메리츠화재도 전년대비 44.4% 증가한 467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손보사들은 적자의 주범이던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개선이 결정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야외활동을 자제해 자동차 사고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4분기를 기점으로 내년 보험사들의 실적이 다시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보험업계는 3분기 실적에 마냥 웃고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병원 방문이 늘어나고, 야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무엇보다 겨울철은 눈과 빙판으로 자동차사고가 급증하는 시기여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예상된다.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로 관련 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도입 예정인 IFRS17(새국제회계기준)과 K-ICS(신지급여력제도)에 따른 부담도 클 수 밖에 없다. 보장성보험 위주의 체질개선과 자본확충이 절실한 것이다.
호실적으로 인한 보험료 인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보사들은 올해 실손보험 적자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내년에 20~30%의 보험료 인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오히려 실적 증가가 인하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선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표심을 얻기 위한 보험료 인하 공약이 나올 수 있고,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보다는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호실적의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자동차보험이 4년만에 적자를 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에 보험료 인하의 부메랑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는 자산운용 이익 증가,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이 올해 3분기까지 실적 개선의 핵심요인이었다”며 “실적 개선이 보험료 인하의 빌미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출 규제와 IFRS17 도입 준비 등도 내년 보험사들의 실적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